국내 최대 규모 부산항

 국내 최대 규모인 부산항의 관리운영 주체가 정부에서 BPA로 바뀐지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2004년 출범 당시 임직원 106명, 자산 3조4556억 원, 예산 1434억원이던 BPA는 현재 임직원 185명(75% 증원), 자산 5조4120억 원(57% 증액), 예산 6371억원(4.4배로 증가)으로 성장했다. 부산항 처리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3년 1041만 개에서 지난해 1860만 개로 79% 늘었다.

▲ 부산항

 다른 나라 화물이 부산항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는 환적화물은 2003년 425만개에서 지난해 939만 개로 514만개 늘었으며, 지난해 총 물동량 중 환적화물이 수출입화물(921만 개)을 웃돌아 동북아 1위이자 세계 3위 환적항만으로 발돋움했다. 환적화물 처리로 거둔 부가가치는 2003년 5015억 원에서 지난해 1조974억 원으로 2.2배로 증가했다.
 
 컨테이너 처리 선석수는 2003년 18개에서 40개로 늘었다. 총 선석 길이는 5.7km에서 2.2배인 12.5km로 증가했다. 컨테이너부두 운영사에 근무하는 인원도 2003년 1751명에서 지난해 4443명으로 1.5배 이상 일자리가 더 생겼다. 크루즈 산업 성장세 또한 폭발적이다. 2003년 18차례 6396명의 관광객을 싣고 들어온 국제크루즈선박은 지난해 110차례 약 25만 명으로 급증했다. 크루즈선 입항은 5배, 관광객은 38배 증가했다. 올해는 133차례 28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 부산항

 2008년부터는 총 8조5000억원이 투입된 153만m²의 북항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9년 완공 예정인 이곳에는 상업업무지구, 복합해양지구, 정보기술(IT)·미디어지구, 친수공원 등이 들어선다.

 이 중 핵심시설인 부산항 관문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이달 16일 준공돼 7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2343억 원이 들어간 새 터미널은 북항 3, 4부두에 지어졌다. 고래의 힘찬 유영과 파도의 역동성을 형상화했다. 5층 규모에 전체 건축면적은 9만3000m²에 이른다.

 1층에는 주차장과 수하물 탁송장, 2층은 입국장이 되고, 출국장인 3층엔 검역, 입국심사, 세관통관, 지원 시설 및 식당가, 면세점이 들어선다. 4층은 사무실, 5층은 이벤트 홀과 국제회의장으로 꾸며진다. 부두시설은 국제여객선 2만 t급 5개 선석과 500t급 8개 선석, 10만 t급 크루즈선박을 댈 수 있는 1개 선석으로 지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본떠 1978년 건립한 기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새로운 활용방안을 마련 중이다.

환황해권 중심 항만 인천항

 지난해 인천항은 233만4970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달성, 이는 인천항 사상 최대의 수치로 전년도 대비 8.1% 이상의 큰 증가 폭을 보여줬다. 이러한 인천항의 급속한 물동량 증가 및 성장은 중국과의 FTA 타결 등에 의한 중국 발 호재로 중국과의 중간재 및 잡화 중심의 무역이 증가하고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공장이전·해외투자규모 확대에 따른 교역 규모 증가 및 항로 신규 개설 등의 영향과 수도권과 충청권이라는 물류 거점에 위치한 인천항의 수요 증가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인천항

 실제로 인천항을 이용하는 외국적 선사의 컨테이너 물동량 실적을 살펴보았을 때 중국 선사와 대만 선사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의 거래가 더욱더 활발해져 인천항의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인천항의 물동량 증가는 수도권 관문 항만으로서의 기존의 인천항의 역할에, ‘환황해권 중심 항만’으로서의 역할을 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항의 ‘환황해권 중심 항만’으로서의 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부터 인천 신항의 6선석이 본격 운영될 예정이고, 신 국제여객부두 건설 역시 예정되어 있어 항만의 현대화가 지속화 될 전망이다.

 더불어 신항, 북항과 남항 등의 인프라 확충에 사업비의 집중 투입과 인천 신항으로의 진입도로 개설, 항로 준설 및 배후단지의 확충 역시 계획되어 있어 인천항의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는 인천항만공사에서는 올해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60만TEU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수치로, 올해 6월의 인천 신항 개장 및 중국의 명절인 춘절의 영향, 인천 신항의 개장으로 인한 물동량 증감량을 보완·적용한 수치다.

 올해 인천항이 물동량 260만TEU를 달성할 경우, 빠른 시일 안에 물동량 300만TEU를 넘어 2020년경에는 4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60위권인 글로벌 컨테이너항만 순위를 최단기간 내에 50위권으로 끌어 올라설 전망으로 대한민국의 ‘환황해권 중심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넘어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평택·당진항과 울산항

 1986년에 문을 연 평택·당진항은 울산항, 인천항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는 관문이다. 현재 총 4선석(5만 톤급 3선석, 3만 톤급 1선석)의 자동차부두를 가진 국내 최대의 자동차 처리 항만으로 하역능력은 연간 약 120만대이다. 지난해 90만대의 차량이 이곳을 통해 해외로 나갔다. 현대차(아산), 기아차(화성·소하리), 쌍용차(평택) 공장이 인접해 있고, 수도권과 가까워 유럽과 일본의 수입차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 평택당진항

 현재 평택·당진항에는 4개의 자동차 운반선 전용부두가 있고, 해양수산부는 늘어나는 자동차 화물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활용, 추가로 1선석을 조속히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과 11월에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사업 시행허가 및 실시계획을 승인했고 사업시행자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월 공사를 착수했다. 국내 자동차 처리량은 총 635만대로 평택·당진항은 그중 24%인 151만대를 처리해 우리나라 최대의 자동차 처리 항만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번 공사가 완공되면 자동차 허브항으로서의 평택·당진항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항은 울산공업단지가 조성됨에 따라 원자재 및 제품 수송을 위한 항만시설의 확충이 시급히 요청되어 대대적인 공업항의 건설이 시작되면서 울산항과 온산항은 중화학공업의 지원항만으로 급성장했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부터 한주와 울산신항 내 공유수면 점·사용 문제로 불거진 갈등을 최근 일단락 맺고 한 동안 중단된 오일허브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한국석유공사, UPA가 공동주관해 오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1조6620억원을 투입, 2단계로 나눠 2840만 배럴 규모의 원유와 석유제품 저장시설, 1만~30만t급 접안시설 9선석(돌핀부두, 부이 각 1기), 89만9000㎡의 배후단지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 울산항

UPA 주관하는 오일허브 1단계인 북항사업 하부공사는 오는 2017년 11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정상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의 참여가 확정돼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또 2016년 1월 착공하는 상부공사 역시 UPA와 동북아 오일허브 북항 사업을 전담할 특수목적법인인 KOT(코리아오일터미널.Korea Oil Terminal)이 북항 상부시설이 들어서는 토지 임대차 계약을 위한 사전협약을 체결하는 등 2018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2020년까지 1850만 배럴의 저장시설을 조성하는 오일허브 2단계 남항사업은 오는 4월말까지 사업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광양항과 국내 주요 항만 경쟁 뜨겁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항만에서 처리된 항만 물동량은 감소한 반면 컨테이너 화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1분기까지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물동량이 총 3억4839만t으로 전년 동기 3억5515만t 대비 1.9%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수출입화물은 2억9664만t, 연안화물은 5175만t을 차지했다.

 주요항만 중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반면, 평택·당진항은 1년 전과 비교해 12.1% 하락했다. 2015년 1분기 전국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16만5000TEU를 기록했다. 이중 광양항은 美 서안 항만 파업의 여파로 전년 동기보다 7.2% 감소한 56만TEU를 처리했으며, 인천항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의 수출입 물량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한 53만5000TEU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항만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과열된 데다 정부의 지원이 어느 항만에 집중될지도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이다. 특히 광양항과 인천항이 컨테이너항만 국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광양항은 233만6000TEU의 화물을 처리해 233만4970TEU를 처리한 인천항과의 격차를 1030TEU로 줄였다. 광양항은 지난해 2.3% 신장률에 힘입어 5년 연속 200만TEU 이상을 처리했지만 인천항의 추격에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인천항의 지난해 화물 처리 신장률은 8.1%다. 이는 세계 10대 항만 평균 5.3%, 국내 주요 항만 평균 5.4% 신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대중국 교역량이 늘어난 데 힘입은 결과다. 인천항은 2009년만 해도 물동량이 광양항보다 30만TEU가량 적은 만년 3위 항만이다.

 인천항은 지난 4년간 광양항이 평균 2%대에 머물 때  평균 6%대 성장하며 광양항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수성에 나선 광양항은 비상이 걸렸다. 인천항은 이달과 12월에 신항의 6개 선석이 가동돼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8년 준설작업을 포함한 신항 개발이 완료되면 컨테이너 1만개 이상을 싣는 대형 선박의 접안도 가능해져 미주, 유럽을 오가는 대형 화주 등 세계적인 선사 유치도 원활해질 전망이다.

 반면 광양항은 대형 크레인 추가 설치를 위한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항만 관련 정부 지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항과 광양항을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던 정부의 투포트 정책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지 이미 오래다. 광양항은 지난해 미국 항운노조의 태업 여파로 물동량이 정체된 만큼 올해는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250만TEU를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정부정책과 지원 등에 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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