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사내들은 여인들의 벗은 몸을 보는 순간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당황할 것이다. 몸에 대한 사유가 짧은 탓이다. 우리들(사내) 머릿속은 오로지 에로틱한 상상만 가득할 터. 그렇다고 해서 타박할 일도 아니다. 그런 문화에서 성장하고 자라 왔으니,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우리 몸은 정말 아름답고 또 신성하다.

조물주께서 사람의 몸이 오죽 아름다웠으면 아담과 하와를  만든 후 “보시기에 참 좋았다” 고 자화자찬을 하셨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몸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 같아 실로 안타까울 뿐이다. 여인의 피부는 그 자체로 치료제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피부접촉을 통해 사랑을 공고히 하고 또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누드화는 여인의 몸을 보라색으로 칠해봤다. 이 색이 가진 의미로는 고귀함, 신성함, 죽음, 기다림, 저항, 독 등이다.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을 기억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지키는 교회력에서는 보라색을 기다림과 회개, 고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례로 예수의 성탄과 재림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교회는 보라색 제의와 초를 사용하며, 사순절에도 동일하게 보라색 제의를 착용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거창한 의미 보다 서로가 서로를 아름답게 '보라'는 의미를 담았을 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서로 보는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몸을 감상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잊지 마시길.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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