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매화 보시려거든 망설이지 마세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그렇다. 모진 겨울 속 풍파를 이겨내고 매화가 그 자태를 드러냈다.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여심을 흔들어 놓을 봄이 찾아 온 것이다. 호남의 젖줄 섬진강을 바라보며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 매화가 꽃망울을 지으며 하나 둘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비록 한파로 광양매화축제 개막 첫 날인 지난 14일 강바람에 흔들리는 화려한 매화의 군무는 볼 수 없었지만, 그나마 홍매화만이 광양매화축제장을 찾은 상춘객들에게 축제장 입구부터 수줍게 인사를 건넸다.

 올해는 매화관이 건립되면서 이날 개관식을 갖고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광양매화축제의 개막식을 축하했다. 무엇보다 식전 공연 행사로 진행된 광양시립국악단의 공연과 퍼포먼스는 축제장을 찾은 상춘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제18회 광양매화축제는 지난 14일 주말부터 오는 22일까지 9일간 ‘봄의 길목 섬진강, 매화로 물들다’라는 슬로건으로 8개 행사에 34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상춘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광양시가 매화축제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응모한 우수제안 중 4건을 선정해 축제 프로그램에 즉각 반영함에 따라 축제 프로그램의 질의 향상을 가져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광양매화축제는 지난 1997년 처음 개최돼 지금까지 18회 동안 열리면서 이미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지금은 광양시 대표를 넘어 전남도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매화축제장을 찾은 상춘객들은 봄을 기다렸다는 듯이 가족들은 물론 친구와 연인, 동호회, 혹은 홀로 쓸쓸하지만 봄을 느끼고자 찾은 솔로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올해 축제는 기후 조건이 다소 맞지 않아 축제 첫날 매화의 자태를 마음껏 구경하지는 못했고, 매화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주중에는 비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축제 마지막 날인 22일까지는 축제장을 찾은 상춘객들의 설레는 마음을 얼마 만큼 채울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축제가 마무리되고 평균적인 집계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최근 2년간 100만명이 넘게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광양매화축제의 올해 성적표는 과연 어떨지, 축제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광양매화축제는 인근 지자체인 구례산수유 축제와 해년마다 개최시기가 비슷해 상춘객들의 발길이 나눠지는 등 애를 먹기도 했지만, 전남도와 양 지자체의 조율로 올해는 구례 산수유 축제가 21일부터 열려 겹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광양매화가 피지 않았다는 소식에 상춘객들이 자칫 구례 산수유를 보기 위해 발길을 돌릴까 걱정도 되지만, 굳이 지금 당장 구례를 찾을 필요는 없겠다. 본지 기자가 지난 15일 구례 산수유 축제장을 다녀와 본 바로는, 거기도 아직 꽃망울로만 가득했으니까.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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