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중국 당대의 여류시인 설도(薛濤,770-830)의 5언절구 한시이다. 춘망사(春望詞)란 뜻 그대로 ‘봄을 기다리는 노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기생과 비슷한 처지였던 설도가 떠나간 님을 그리하며 지은 사모곡이다.
‘花開不同賞(화개부동상) 꽃피어도 함께 즐거워 할 수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부동비) 꽃이 떨어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내님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나니/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이 피고지는 때에는’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여기저기서 꽃피는 소리가 들린다. 조만간에 또 봄은 염문을 뿌리며 사람들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들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난 뒤에 활짝 피는 꽃은 얼마나 우리 가슴을 설레게 만들던가. 이 좋은 봄날, 경허 선사의 선시로 봄마중을 해보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일 터.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春光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속세나 청산이 어찌 다름이 있으리요/ 봄볕 드는 곳에 꽃 피지 않는 곳이 없구나’ 맞다. 세속과 청산은 그대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