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살리기 프로젝트 시작

 지자체마다 구도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낡은 집과 상가, 좁은 골목 등으로 화재라도 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일쑤다.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이로 인해 구도심의 주거환경은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구도심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도시기능을 유지해 왔는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식으로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재개발·재건축은 구도심 재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되면서 정부가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광양시는 특히 읍내가 구도심의 대표적인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질 때는 열악한 개인들이 나서서 재개발·재건축 사업한다는 자체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낡아가는 구도심을 그대로 놔둘 수만은 없는 문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3470개 읍·면·동 가운데 65%에 달하는 2239곳에서 이미 도시 쇠퇴가 진행되고 있다는 조사를 발표한 적이 있다. 구도심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중심상권의 침체, 고용과 세수의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재개발 등 민간의 정비사업은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해 추진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도시에서도 낮은 재정착률, 공동체 훼손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리적 재생을 넘어 경제·사회·문화 등 종합적 재생을 위한 공공 차원의 정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 지속적인 지원 발표

박근혜 정부가 들고 나온 것도 그래서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도시를 새롭게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의미인데,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생사업이 시급하거나 파급 효과가 큰 도시를 이미 선정해 추진계획에 들어가게 된다. 국토부는 지난해에 지정된 13곳의 도시재생선도지역 중 2차로 대구남구·광주동구. 천안·공주·군산·목포·순천(1480억)·태백(근린재생형, 8곳)에 대해 총 6500억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이들 도시재생선도지역은 작년 6월 제정된 도시재생특별법에 따라 쇠퇴가 심각하고 파급효과가 높은 지역에 국가와 지자체가 집중적으로 재생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5월 지정됐으며, 이후 지자체별로 주민·공공기관·지역단체 등과 함께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입안하고,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계획안이 확정됐다.

민간투자 참여가능

국토부는 오는 2017년까지 4년간 이들 8개 지역에 1100억원(지방비 50% 또는 40% 포함)을 지원하고, 문화부·중기청 등 7개 관계부처도 23개 사업에 1826억원을 협업을 통해 함께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 신설되는 주택도시기금 등 정책금융의 활용, 건축규제완화 및 행정적 지원 등을 통해 총 2,792억원 규모의 민간투자 사업도 차질 없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문제로 유명무실해진 뉴타운 사업을 대체해 낙후된 도심의 기능을 재활시킬 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도시 경제 기반형과 근린형 재생 2가지로 구분돼 추진된다. 먼저 도시 경제 기반형 재생은 노후 산업단지, 항만 등 핵심 시설 등을 주변 지역과 연계해 복합 정비·개발함으로써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고용 창출이 가능한 곳에 지정된다. 역세권 개발, 공공 청사와 군부대 등 이전지 복합 활용, 문화·관광 자산 활용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근린형 재생은 기존 재개발 사업처럼 낙후한 근린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특색을 살리는 정책을 말한다.

 가까운 순천시는 전남 동부권 교통?행정의 중심지였으나 외곽 신시가지 조성으로 공동화된 원도심(향동?중앙동 일원)에 ‘정원?생태’를 테마로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 주요사업으로는 순천부읍성 등 지역자산 활용 및 도심 공원?정원 조성 등을 통해 도심관광을 활성화하고, 노후주거지에 옥상녹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에코마을 조성과 공가를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조성 등 주민소득 창출사업이 함께 추진된다.

도시재생사업, 금융권도 지원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도시정비사업을 위해 주택기금을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춰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하고, 출자, 투융자 등 새로운 기능 수행을 위해 보증 전문 기관이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성 심사 역량을 갖춘 대한주택보증을 전담 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최근 대한주택보증은 신규 주택건설 과정에 집중되어 있던 보증영역을 재개발·재건축 시장으로 시야를 확대해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과 리모델링자금보증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도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한 보증·금융상품을 확충해 재생사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주택보증은 침체된 주택건설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PF보증한도 증액 및 미분양아파트 연중매입을 실시하고 있고, 최근 서민주거안정에 기여하는 4종류의 신규 보증상품을 출시하는 등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광양시 도시재생전략 수립

광양시도 도시재생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쇠퇴하는 도시를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2억 5천만원 용역비를 투입, 2015년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시재생전략계획'은 도시지역 176㎢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추진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재생 사업 추진을 위해 도시의 쇠퇴 원인 및 배경 진단, 도시재생 목표 및 과제도출, 기본구상, 활성화지역 지정과 순위 결정, 추진체계 강구방안, 재원조달계획 등을 제시하게 된다. 또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은 광양읍 원도심지역 2.03㎢를 대상으로 도시의 쇠퇴 원인 및 현황 등을 상세하게 진단하여 도시재생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다양한 사업을 발굴을 통하여 사업의 실행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을 통해 지역 여건 및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 비전, 목표, 추진전략을 제시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계획수립으로 광양시의 도시재생 활성화 및 도시 경쟁력 제고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동체회복과 자생적 성장이 목표

이와 관련, '도시재생전략계획'은 쇠퇴 도시지역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활력 회복을 통해 도시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으로 10년 단위로 수립하며 5년 단위로 재정비하게 된다. 그동안 광양시는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11월 도시재생전략계획 용역을 착수하고 주민참여와 역량강화를 위해 제1기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전략 계획으로 지정된 활성화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재생대학운영 과정을 통해 도출된 주민 의견을 반영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여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시재생전략계획'은 쇠퇴 도시지역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활력 회복을 통하여 도시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으로 10년 단위로 수립하고 5년 단위로 재정비하게 된다.

  구도심을 살린 청주시 중앙동 주민들 

인터뷰 권순택 도시재생추진협의회위원장

 *당시 중앙동 상황을 간단하게 말해달라

 가장 비근한 예로 12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던 주성초등학교가 도심공동화로 인해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한때는 4000명에 이르는 학생이 있었는데 200명으로 줄어 든 것이다. 이 사실만 봐도 도심공동화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주의 중심이었던 중앙동도 빠르게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청주시 인구가 30만일 때 중앙동에 3만 명이 거주했는데 청주가 충주와 통합 후 68만일 때 중앙동 인구가 6천 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젊은 사람이 모두 떠나고 나이 많은 노인층만 거주했다는 사실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중앙동이 청주의 교통 문화예술 경제 교육 행정의 중심지였는데 말이다.

 *어떻게 해서 다시 회복을 할 수 있었는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상인들이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대안 찾기에 스스로 나서기 시작했다. 마침 충북대학 도시공학과에 도시재생과 관계된 학과가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중앙동 도시재생 추진 협의회를 구축, 본격적으로 도심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중앙동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아 가기 시작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먼저 3차에 걸쳐 차 없는 거리를 조성했다. 1차 때는 재정이 부족해 약간 어려웠지만 그래도 시작하고 나니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포의 매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다시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행정기관에서도 적극 주민들을 도우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프로젝트를 실천했는데, 공무원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 특히 청주시 사업 일환으로 청소년 사업을 시작했고, 직지박물관 거리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공연을 여는 등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프리마켓을 오픈해 생필품 공예 등을 만들고 그것을 팔기도 했다. 이곳에 입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증금과 임대료도 일부 주민이 부담하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옛 건물 리모델링과 어두운 거리 밝게 하기, 매주 토요일에는 거리공연 등을 통해 젊은이들을 끌어 모았다. 심지어 빈 점포도 전등을 환하게 켜 마치 영업을 하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그러자 점포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금은 모든 건물이 다 영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옛 청주 역사를 복원해 그 곳을 주차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역사 주변 유해업소를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형 광장을 하나 더 조성할 계획이며, 시티투어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중앙동을 방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주민들이 직접 도심재생에 참여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수립된 계획은 행정기관과 머리를 맞대 당장 실천 가능한 것들을 추렴해 하나씩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박자가 맞을 때, 구도심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 정부도 구도심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성심껏 연구하고 힘을 모운다면 광양시도 틀림 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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