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솔직히 말해 삶은 내가 원하는 일보다 원치 않는 일을 더 많이 발생시켰다. 어떤 때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를 끌고 가기도 했고,. 내가 싫어하는 장소로 데려가기도 했다. 또는 내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게도 만들었다. 물론 올 2015년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생각하면 이 모든 것이 고마울 뿐이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비바람이 필요하듯이, 내가 원하는 것들이 모두 성취된다면 나 역시 극도의 이기주의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픔과 온갖 실연을 겪고 또 무시당해 본 서러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타인의 아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고 좀 더 배려심을 가질 수 있었다.
어쩌면 평생 그렇게 혼자서 삶을 짝사랑하다가 흘러 보내겠지만, 그렇다 해도 삶을 포기할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삶은 비록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를 다독거리며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아니, 내가 관심을 가져주고 내가 사랑을 베푼 만큼 차질 없이 보상해 주었다. 맞다. 삶은 내 무의식의 그림자였던 셈이다. 더 정직하게 말하면 내 정신의 표현이 바로 내가 하는 말이었고 내가 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새롭게 받은 2015년의 선물, 내가 어떻게 그려가는 가에 따라 명작 또는 짝퉁이 될 수도 있을 터,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삶을 아름답게 채색해 가야 하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