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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미소를 짓고 매화향기 바람에 실려 오니 봄이 어느새 우리 곁에 와있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습니다. “이번에 출마 안하는가? 기회가 좋은데 출마하지 그런가.” 평소 부족한 저를 아끼고 성원해 주신 지역 주민들께서 덕담으로 자주 하시는 말씀이십니다.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 두렵기도 합니다. 30대 중후반 뜨거운 열정과 애향심으로 준비되지 않은 선거를 치뤄 본 저로서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위해서는 얼마만한 자기노력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길을 묻는 사람에게는 정확하게 길을 말씀드려야합니다.
길을 잘 모르면서 아는 체 하면 질문하는 사람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되고 자신 역시 양심의 가책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롭고 힘들 때 마다 백운산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고 백운산을 의지하고 살아왔기에 선택의 고비마다 백운산을 바라보며 길을 묻습니다. ‘과연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의로운 길인가?’ 말없는 백운산은 저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푸른 소나무들은 소리 없이 저에게 속삼임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백운산과 푸른 소나무!
비바람 찬 서리에도 푸른빛을 간직하는 저 소나무는 바로 우리들의 삶 우리 일생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 솔갈비와 솔방울을 모아 불쏘시개로 썼고 밑둥치는 주어다 쇠죽을 끓이고 군불을 지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에 솔가지를 달았고 송황가루로 떡을 해먹고 솔잎을 깔고 송편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일생을 마치면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 솔밭에 묻히고 또 그곳을 소나무가 지키니 소나무는 곧 우리의 일생과 함께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버님을 여의고 훌륭한 정치가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파도에 휩쓸리면서 공부할 기회를 놓쳐버리고 이리저리 생계를 이어가다 어느덧 50대 중후반을 맞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범부로서 겨우 가난을 벗고 공공기관의 소직을 맡아 나름대로 지역에 보탬이 되는 일을 성심껏 해왔습니다. 지역을 위해 어려운 서민과 농업인을 위해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함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선출직 공직자가 간절하게 되고 싶었지만 부족한 저의 자력으로 선거에 나갈 수 없는 형편과 사랑하는 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계에 가로놓여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못함을 미안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백운산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면 좀 더 겸손하고 성실하게 정진하면서 시민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솔직한 소원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 백운산의 소나무를 바라보며 못난 소나무가 고향을 지키듯 부족한 저의 신념 지역을 위해 바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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