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자체조사서 적발…게임도박자금으로 사용

광양 모 농협 직원이 공금 3억5000여만원을 횡령해 게임도박자금으로 쓰다가 적발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농협 조합원 말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하나로마트 물품 재고가 맞지 않는다는 내부 지적이 일자 자체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하나로마트 A점장(31ㆍ기능직)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조합측은 형사고발은 커녕 농협중앙회에까지도 이 사건을 보고 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수습하려다 논란이 커지고 말았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A씨는 하나로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하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납품업자에게는 잘못 송금한 돈이니 다시 돌려 달라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사건이 발생하자 조합장과 친구사이인 A씨 아버지는 현금과 담보대출, 부동산 경매 등을 통해 곧바로 공금을 변제 했으나 이미 횡령사실은 외부로 알려지고 말았다. 공금이 변제된 이후 지난 6월28일 조합장실에서 횡령사건과 관련, 이사회를 열고 징계를 조합장에게 일임했으며, 조합장은 해당 직원을 주유소로 전보조치했다가 징계가 미흡하다는 지역본부의 의견 제시에 따라 3개월 정직처분을 내렸다가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조합원은 “도대체 전산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3억5000만원이나 되는 큰돈을 횡령해도 몰랐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런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려고 한 조합장의 경영 형태 역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모 농협 조합장은 마땅히 사법기관에 고발조치를 해야 했으나 그럴 경우 농식품부로부터 5년간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 농협과 강제 통폐합하라는 조치가 생겨날 것이 우려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모 농협은 공금횡령사건에 따른 서한문을 작성해 2700여명 모든 조합원들에게 송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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