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호 광양평생교육관 서각 강사

서각은 자세히 보면 강약이 조화롭게 나타나며 조각도의 강약과 삐침의 방향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일반 조각하고는 다른 것이 바로 서각의 묘미다. 광양에서 서각의 산파 역할을 해오고 있는 서각인 하동호 선생님, 서각에 흠뻑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를 만나려 광양읍 어담 공방을 찾았다.
특별한 이야기가 없어 쑥스럽다는 하동호 선생님, 그는 축구선수, 공직생활, 서각 강사가 된 사연을 털어놨다.
“광양읍 칠성리가 고향입니다. 광양에서 태어나 광양을 지키며 평생 살아가고 있지요. 제가 서초등학교 다닐 때 축구를 시작해 순천농림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 선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축구부가 갑자기 없어졌어요. 그 당시 친구들은 축구 명문고를 찾아서 진학했는데 저는 축구를 포기했습니다. 당시 함께 축구 했던 친구들은 국가대표로 뛰었지요.”
그는 학교 졸업 후 광양읍에 있던 공공도서관에 취업해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았고 다시 광양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겨 33년 근무하다 퇴직했다.

회원들과 전시회 열며 서각 알린다
손재주가 뛰어난 그는 광양교육청 근무중인 1983년, 당시 박공예가 한창 전성기를 누릴 때 박공예 공부를 시작했고 다시 서각으로 눈을 돌려 서각 공부에 매료됐다.
“인천제물포대전에 출품해 입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서각을 시작했어요. 퇴직 후 광양평생교육관에서 공부를 하던 중 강사가 개인사정으로 그만두는 바람에 폐강 될 위기에 처해 1년 반을 자율학습으로 돌려 폐강 위기를 모면하다 2011년 9월 학기부터 서각반 강의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광양전통예각회원들과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2011년 제1회 광양전통예각 회원전을 광양문예예술회관에서 개최했다. 그리고 올해는 광양시 꽃축제장에서 5일 동안 90여 점의 서각 작품을 출품해 전시회를 열었다.
“저희는 순수한 동호회입니다. 특히 퇴직한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최소 비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동호인들이 특선과 입선을 많이 했어요. 그것이 곧 보람입니다.”
올해 전남미술대전에 12명의 제자들이 24점을 출품했는데 12작품이 본선에 올라가 영광의 특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일하며 사는 지금이 가장 행복
순천미술대전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동호 선생님은 전남미술대전에서 3번의 특선을 했으며 올해 4번째 작품을 출품한 상태, 4번 특선하면 전남미술대전 추천작가로 활동하게 된다.
“제자들과 함께 공방에서 하루 종일 작품을 파내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일생 중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서각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이번 학기에도 12명의 신입 회원들이 들어왔다고 싱글벙글이다.
하동호 선생님은 광양평생교육관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1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수업을 한다. 그리고 강의 시간 외에는 광양읍 어담공방 작업실에서 무료로 지도해주고 있다.
퇴직한 지 10년, 가끔 현판 일이 들어오면 정성껏 현판을 써주고 있다는 그는 척박한 광양의 서각 문화를 발전시켜 삶의 여유를 즐기며 살 수 있도록 해주고 고향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앞으로도 서각하는 분들께 무료 개방을 할 생각이란다. 작업실에 걸린 현판, 간판, 가훈, 예쁜 시화 등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그의 작품을 대하니 서각에 문외한인 나도 아름다운 곡선과 함께 역동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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