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처음으로 영문판 ‘국가지도집’ 만들었다

호남광역경제권 구축과 선도산업 육성, 남해안 선벨트 발전구상 수립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 받은 이정록 교수, 이 교수는 광양만권 연구를 비롯 지역문제 해결과 대안을 제시하는 논문과 저서를 다수 발표했다. 특히 광주, 전남 발전을 위해 아젠다 발굴과 전략수립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이정록 교수를 취재했다.

영문판‘대한민국 국가지도집’발간작업 뿌듯
“지리학자로서 가장 큰 보람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제가 주도해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영문판 ‘국가지도집’을 만든 것입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 동안 대한지리학회 회장을 했습니다. 대한지리학회는 해방 전에 생긴 역사가 매우 오래된 지리학자들의 모임이지요. 지도집의 출판은 후임 회장 때에 이루어졌지만 학회장을 하면서 정부를 설득해서 영문판‘대한민국 국가지도집’발간작업을 시작한 것이 뿌듯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영문판 국가지도집을 만들어서 외국의 정부와 기관, 언론사, 지명 및 지리학 관련 전문가들에게 배포하거든요. 그런데 정부는 한글판 국가지도집은 만들었지만 영문판 국가지도집은 만들지 않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고, 독도가 일본의 영토인 다케시마로 표기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외국의 학자나 기자들은 한국정부가 발간한 영문판 국가지도집이 없으니 당연히 일본의 국가지도집을 보고 지도집에 표기된 대로 지명과 영토를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서 우리나라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정부가 발간한 영문판 국가지도집이 2008년에 외국에 배포되었고 최근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독도를 우리나라 영토로 표기하는 외국의 지도 책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 보람 있는 것은 이명박정부 핵심 지역발전정책 중의 하나인‘남해안 선벨트 개발구상’과 남중권의 역할을 설정하는 작업에 참여한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그동안 남해안 발전이 국가균형발전에 중요하다는 사실과 광양만권이 남해안 발전에서 거점이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이런 저의 생각이 남해안 선벨트 개발계획으로 구체화되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도전, 열정, 배려, 젊은 세대들에게 꼭 필요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도전, 열정, 배려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아 너무 편안한 생활을 했던 세대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도전정신이 약하고 소극적이며 위험과 모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학점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자기가 원하는 ‘스팩’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많죠. 뿐만 아니라 자기 생에 대한 열정도 부족한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본인이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의지대로 했기 때문에 열정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정을 가지고 국가와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가지라고 주문합니다.”
30세인 1987년 교수로 임용되어 25년 동안 전남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 교수는 기억에 남는 제자 중에 김유훈 조교를 꼽았다.
“지금은 시군 단위에서 발간하는 다양한 관광 홍보물과 안내지도가 있지만 15년 전만 해도 시군 단위의 관광안내지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때 지금은 노동부에서 근무하는 김유훈 조교와 광양, 여수, 구례, 영암, 나주, 함평, 고흥 등의 관광안내지도를 만들었지요.”

광양만권 잠재력과 비전, 발전구상 연구 결과물 내고 싶다
이 교수는 광양만권의 변화과정, 여수국가산단과 POSCO 등의 공업단지가 지역발전에 미친 영향, 광양만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과제 등으로 구성된 책을 발간했다.
“제 전공은 지리학 중에서도 지역개발정책입니다. 따라서 지역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많이 하게 되었고 특히 여수, 순천, 광양을 포함한 광양만권의 지역발전에 관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 연구성과를 종합한 것이 2006년에 발간한 ‘광양만권 잠재력과 비전’ 이라는 책입니다.”
책을 발간한 후에 2012여수엑스포, 남해안 선벨트 개발계획, 남중권, 고흥 나로우주센터, 광양만권 지자체의 통합 움직임 등 광양만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책은 2007년도 대한민국 학술원이 선정하는 ‘기초학문육성 우수학술도서’에 뽑혔다.
“기회가 되면 광양만권 잠재력과 비전의 수정판, 즉 여수, 순천, 광양 중심에서 인접한 경남의 하동, 사천, 남해, 진주 등을 포괄하는 명실상부한 남해안의 중심권역으로서 광양만권의 잠재력과 비전, 발전구상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을 내고 싶습니다.”

광양시 비전은 매우 긍정적
어머니가 광양읍에 살기 때문에 광양에 자주 온다는 이교수는 광양의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중요한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지역인구, 기업생산성, 투자활동 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광양은 세 가지 지표 모두 증가추세이기 때문에 광양시 비전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인구는 15만 선을 돌파했고 기업투자도 계속 늘고 있으며 POSCO를 비롯한 기업의 생산성도 향상되고 무엇보다 광양에서는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접한 순천이나 여수보다 광양의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이 교수는 기업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여부는 지역에 있는 기업이 계속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느냐 여부에 달렸으며 광양시, 광양제철소, 컨부두와 지역주민들까지 하나되어 경제주체들의 경영활동에 우호적인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양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광양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필요한 산업적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작업과 병행해서 우수한 교육환경을 조성해 광양지역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광양에 거주하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옥룡면 죽천리 내천부락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순천과 진주를 연결하는 경전선이 개통되었어요. 증기기관차가 신기해 광양역으로 친구들과 자주 놀러 갔는데 철로 주변에서 논다고 역무원에게 많이 혼났던 추억과 크리스마스 때 대방교회에 가서 사탕을 받아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향은 생각만해도 늘 애틋하고 나이 들어 갈수록 그리운 곳이란 말이 틀림없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 교수는 시간이 나면 산과 들을 찾아 나서는데 지리학자인 직업 때문에 생긴 습관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프로필

▶광양 출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Post-Doc. Research Fellow(1993-1994)
▶일본 도쿄(東京)대학교 객원교수(2001)
▶대한지리학회장(2005-2006)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2008-2010)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2008-2010)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상임이사 및 이사회 의장(2009-2012)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2011~현재)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포럼 공동대표(2011-현재)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교수(1987-현재)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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