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장

지난 9월13일에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유럽 박물관 네트워크(ASEMUS) 2012 서울총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ASEMUS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소속 국가 박물관들의 네트워크이고, 따라서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박물관을 대표하는 기구이다. 아시아와 유럽 35개국의 대표적인 박물관 84개 박물관이 현재 참여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새롭고 지속가능한 박물관교육’라는 주제로 박물관 교육정책과 전략, 박물관과 공동체, 기술과 박물관 교육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었다. 이 대회에 참여해보니 박물관과 관련된 최근의 세계적 트렌드가 박물관 교육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고 연구하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이 만나는 역동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또한 그 공간에서 대중들에게 다양한 박물관 교육을 하고 있었다. 특히 첫날 발표했던 사비나 산타로사 아시아·유럽재단 문화교류국장, 아마레스와르 갈라 덴마크 인클루시브 박물관장, 마이클 코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청장, 줄리 가라드 호주 박물관 방문객프로그램 및 서비스 국장들과 대화하면서 국제박물관교육 현황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 대표로 참여한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장과 김인회 혜곡 최순우 기념관장과의 만남도 한국의 박물관교육 발전현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하고 나서 우리대학교 박물관이 2012년부터 적극 추진해온 박물관 교육 활성화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올해 우리 박물관은 7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먼저 우리 대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새내기 전시해설교육과 박물관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박물관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전남도교육청과 관련하여 역사교실 ‘해양실크로드와 한반도’ 연계 체험프로그램과 ‘꿈나래 토요방과후 역사문화탐사’ 답사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순천교육지원청과는 주중 교과연계체험활동인 ‘박물관 견학을 통한 우리 고장 바로알기 체험학습’과 토요 방과후 프로그램인 ‘신나는 박물관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일부터 장성교육지원청과 ‘박물관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토요방과후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하였다. 이러한 교육프로그램 중 ‘박물관 견학을 통한 우리 고장 바로알기 체험학습’이 5000명을 넘는 순천 지역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어린이 박물관학교’는 순천지역 유·초·중·고 학생 5000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실시되는 대규모 역사체험 교육 프로그램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성화하고 순천지역 학생들에게 양질의 역사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순천교육지원청 박문재교육장과 업무협정을 체결하여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초·중·고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 박물관 업무를 체험할 수 있는 진로교육 프로그램, 순천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시내 답사프로그램, 그리고 박물관 특별 기획전시와 연계된 체험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운영해왔다. 전시 연계프로그램은‘해양실크로드와 한반도’전, ‘옛기와, 차와 선을 만나 시가 되다’전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10월 초 이 프로그램 신청자 수가 목표수치인 5,000명을 넘어 5,500여명에 달했다. 더욱 10월 말 현재 약 4000여명 정도가 이미 역사체험활동을 마친 상태여서 12월 달까지 5000명 이상을 충분히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교과연계 창의적 체험활동과 관련된 역사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전국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박문재 교육장을 비롯한 많은 순천교육청지원담당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박물관 견학을 통한 우리 고장 바로알기 체험학습’을 운영하면서 많은 점들을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첫째, 대규모 인원을 받기위해서 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험학습실을 추가적으로 개관하였다. 둘째, 전시체험과 관련된 수준별 학습지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들을 개발하였다. 셋째, 대규모 인원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훈련된 다수의 인력을 박물관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함으로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넷째, 반에 기초한 조들을 중심으로 전시해설과 체험교육을 진행함으로써 효율적인 역사체험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올해 갑작스럽게 시작되다 보니 차분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들이 많다. 만약 내년에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올해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여 더 체계적으로 효과적으로 박물관 체험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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