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성 호 국립순천대 박물관장

지난 9월15일에 전남 지역 초중등학생들과 함께‘가사문학과 선비정신’을 주제로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을 다녀왔다. 80여명의 선정된 학생들이 김용찬 국립순천대 국어교육과 교수 설명을 들으면서 소쇄원과 송강정 등을 찾아 옛 선비들의 문학적 향취와 고즈넉한 누정문화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전남의 대표 무형문화재 김대석 부채장에게 사군자와 부채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전통적인 기법으로 부채를 만들어보았다.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초중등학생들과 같이한 역사문화 탐방은 즐거웠다.
이번 역사문화탐방은 전남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단의 ‘꿈나래 토요 방과후 프로그램 역사. 문화탐사’를 위탁받아 운영되는 시범프로그램이다. 전남교육청은 장만채 교육감 취임이래 무지개학교, 선상무지개학교, 대안학교 확산 등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해왔는데, 이번 사업도 그와 맥을 같이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전남교육이 뒤떨어져 있었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이런 사업들을 계기로 전남교육이 새로운 교육모델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역사.문화탐사 프로그램은 총 7회의 답사로 구성되어 있다. 7개의 주제에 맞춰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게 답사지역을 고르게 선정하였다. 지금까지 담양지역의 ‘가사문학과 선비정신’주제로 담양지역을 그리고 ‘영산강유역의 마한·백제의 흔적을 찾아서’ 주제로 나주· 영암지역 등 두 지역을 방문하였다. 앞으로 ‘해상무역과 장보고’라는 주제로 완도와 청해진 지역을, ‘전남의 선사유적: 구석기와 청동기’ 주제로 화순·순천을, ‘전남동부 불교문화’와 관련하여 구례를, ‘충무공 이순신과 호국정신’ 주제로 여수를, 마지막으로 ‘전남의 산성과 읍성’ 주제로 낙안읍성과 광양지역을 방문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전남 전 지역의 초등 4학년생부터 중학생 3학년까지 매회 80명, 총 7회 560명이 참여한다. 참여학생을 전남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단이 22개 시군에서 신청한 학생들 중에서 선발하였다. 중학생의 경우 2400명이 신청하여 280명이 선정되었다. 약 8.5:1의 치열한 경쟁률을 통해 선정된 학생들이다보니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어 프로그램 진행이 수월한 편이다.
이 프로그램은 각 주제별 전문가를 주강사로 초빙하여 전문성을 높이고,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즐겁게 토요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가프로그램으로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1, 2회 차의 경우 부채와 토기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학생들에게 아주 호평이었다. 일부 학부모나 교사도 동참하여 함께 체험했는데 그분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답사관련 게임도 포함된 답사 체험지를 제작하여 활용하였다. 또한 10여 명씩 팀을 만들어 팀별 보조강사를 투입해서 주강사 해설에서 학생들이 놓친 부분을 보충해주고, 팀별 활동을 통해 학생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답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두 번의 역사문화 탐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더욱 안전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한다. 먼저 80명의 대규모 초중등학생을 운영하다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여, 도교육청에서 요청한 15명당 1명보다 더 많은 7명당 1명의 숙련된 보조인력을 투여할 예정이다. 2차 답사 때는 프로그램 모니터링 요원까지 포함하여 18명 인원이 참여하기도 하였다. 또한 10명으로 운영되는 팀별 활동을 활성화시켜 학생들의 참여도를 더 높이려 한다.
앞으로 남은 운영기간동안 철저한 안전대비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참여하는 청소년들과 보호자들이 안심·만족할 수 있는 명품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이번 사업은 전남교육청 시범사업으로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2013년도 본예산에 반영되어 확대운영 될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에 더 많은 전남 지역 초·중등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립순천대 박물관은 이번 프로그램운영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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