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밤 주식회사 무산 이후 매실만 명맥유지

지자체의 자생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광양시의 재정여건이 악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춘 지역특산품 단일브랜드 기업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미 전국지자체들은 지자체의 특산물을 활용, 기업화·규모화를 위해 대형업체 위주의 시장구조와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근 여수시는 현재 (주)녹색멸치가 설립돼 가동 중에 있고, (주)새고막이 설립돼 올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으며 홍합주식회사 설립도 가시화에 있다.

순천시 역시 조경수 재배 농가가 주축이 된 조경수 주식회사 설립을 추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광양과 인접한 경남 지역의 남해군은 마늘과 치자, 편백, 해삼, 전복 등으로 순천대의 키토산 활용기술과 결합해 가공품 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 주식회사 설립도 조심스럽게 구상하고 있다.

광양시와 지역특산품이 비슷한 하동군은 녹차와 매실, 대봉감과 재첩 등 보다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주식회사 설립이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이 자생력 확보를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도 지난 2009년 지역 특산품인 밤 주식회사 설립을 추진하다 결국 지난해 6월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광양시의 밤 주식회사 설립 무산은 생산농가 참여율 저조와 함께 청약신청을 한 생산농가들의 청약금 미납입으로 최소 출자금 10억원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밤 주식회사 설립으로 향후 관내 밤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물거품이 돼 버린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광양시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도 빈번하게 발생되는 결과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생산자들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행정력과 시간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현재 광양시는 구례군과 함께 산·학·연·관이 연계한 ‘빛그린 매실 주식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에 있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전체 매실농가의 참여율 저조와 함께 유통망 구축이란 과제를 떠안고 출범했다. 특히 광양시가 주축이 됐지만 독자적 노선이 아니란 점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는 상황이다.

밤 주식회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한 관계자는 “시 자체적으로 이미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긴축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태로만 안주 할 것이 아니라 자생력 확보를 위해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주식회사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계획은 경영 마인드와 자본력을 갖춘 누군가가 주주로 참여해 유통·판매망을 전문적으로 개척해야 하며 생산자 단체와 광양시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동시에 경영자금과 유통망이 확실한 단체의 삼박자가 맞을 때 가능하다”며 주식회사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조찬현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