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하나로데일리 논설위원

2011년 초 미국 하원의장에 선임된 존 베이너 의장은 장장 18시간 이상을 정회를 거듭하면서 미합중국 헌법전체를 윤독하는 의미 있는 일을 했다. 어떤 나라든 그 나라 통치의 근본법은 헌법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미합중국 정치의 1번지인 전 하원의원들에게 헌법정신을 재확인 시키고, 헌법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하는 동기를 마련해 준다는 의미에서 헌법 윤독회라는 귀중한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19대 국회 강창희 의장도 전체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헌법 윤독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불행스럽게도 19대국회는 300명 의원 중 19명이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총선 시 온갖 불법을 저지르며 국회에 입성, 국민들을 맥 빠지게 하니 더욱 헌법 윤독회가 필요할 것이다. 국회의원들 중 툭하면 개헌 운운하면서, 헌법이 부실한 것처럼 신중치 못한 발언을 하는 의원들이 많으나, 천만의 말씀이다. 첫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비민주적인 정당들이 다수 있다. 헌법 제8조 4항에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는 걸 정부는 눈감았고, 국회의사당에 폭발물을 불법 반입 터뜨려도 국회의장마저 불법을 방치했다. 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이나 미국에서 국회의사당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다면 여론이 들끓기 전에 의회윤리위원회가 의원직을 박탈했을 것이다. 둘째: 국회의원의 3대 의무를 위반하는 의원이 너무 많다. 헌법 제46조는 1항 청렴의무, 2항 국익 우선의무, 3항 이권개입 금지의무를 명시했으나 이 3가지 의무를 잘 지키는 의원보다 전혀 지키지 않는 의원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셋째: 국회부터 슬림화에 앞장 서야한다. 미국 하원의원은 인구 60만 명당 1명, 일본 중의원의원은 인구27만 명당 1명인데, 대한민국은 인구 15만 명당 1명이다. 넷째: 입법 생산성의 세계 최하위를 벗어나라. 하루 국회 참석하고 한 달 세비 받는 국회, 일도 전혀 하지 않고도 세비는 악착같이 받는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전혀 지키지 않는 국회를 대한변협이 세비반환 가처분 신청을 할 정도니, 국회가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을 리가 없다. 다섯째: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을 정부동의 없이 증액한다.헌법 제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 돼 있으나 마음대로 증액 지역구 선심 예산으로 여야가 작당 나눠 먹는다. 여섯째: 국회 다수결 원칙이 힘을 못 쓴다. 여야 협의 의사일정을 만든다고 하나 야당이 극구 반대하면 되는 일이 없는 국회가 대한민국 국회다. 일곱째: 국회의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국회 내에서 불법, 폭력을 자행하는 의원에겐 국회의장이 즉시 30일 이상 출입정지나, 같은 회기 동안 출입금지를 명하고, 불복할 때는 즉각 국회질서 유지권을 발동 의사당 밖으로 내보내고, 특히 헌법을 부정하는 국회의원은 의장이 윤리위에 제소 퇴출토록 해야 한다. 여덟째: 국회윤리위원회를 강화해야한다. 같은 의원끼리 어떻게 의원직을 박탈내지 중징계를 하느냐? 고 어물 쩡 넘어가는 윤리위는 존재가치가 없다. 윤리위 구성을 1/2+1을 전직 국회의장단으로, 현직국회의원 1/2 로, 윤리위구성을 강화, 국회의원들부터 준법정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순정의 잎새가 되시라.”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문득, ‘오늘의 인물’을 보았다. 80년대 캠퍼스를 찾아오던 대중강사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었던 분이 오늘의 화제 인물 란에 실려 있었다. 너무도 반가워서 그 기사를 단숨에 읽었다. 386세대로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5월 그 어느 언저리에서 이 사람이 만든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막걸리 잔을 들어 올렸으리라. 그 분은 백기완 님이다. 필자는 오늘 백기완 님의 이야기 가운데 ‘순정(純情)’이라는 단어에 매료(魅了)되었다.
님의 말대로 옮기자면, ‘순정’이란 “진짜 좋아하는 건 목숨을 걸고 일생동안 좋아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그렇게 산 대표적 역사 속 인물로 그는 ‘바보 온달’을 예로 들었다. 그렇다. 개인적인 연정이든 아니면 그것이 세상을 향한 역사적 혹은 사회적 운동 차원의 사랑이든 미치도록 그것도 평생 동안 좋아할 수 있는 ‘꿈’을 실현하기위해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세상사람 모두를 잘 알지 못하기에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그렇게 살고 있는 이들을 꼽으라면, 그 숫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최소한 백기완 님은 그런 사람으로 분류될 만하다. 나이에 따라 그 표현의 정도가 달랐을지는 모르나 그는 여전히 그가 바라던 세상을 위해 온몸으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오늘의 인물’로 소개되었을 것이다.
일전에 ‘미쳐야 미친다.’는 책을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주장이다. 이는 그만큼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 같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살지는 못하기에 그렇게 살았던 소수가 다수 대중을 향해 그렇게 살아보라고 권하는 것 아니겠는가? 백기완 님은 특히,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살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그 까닭으로 그 분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의 세상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사회적 고민이 덜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삶의 태도를 꼬집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기실 그런 잘못이 어디 그들 젊은이들만의 몫이겠는가? 그것은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그런 경쟁사회의 구성원으로 복종하고 살도록 구조적인 틀을 한정지어줬음을 반성하는 일부터 우선해야 할 것이다.
“비바람에 노다지(늘) 시달려도 나무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내리박으며, 고개 들어 하늘도 거울로 삼는 쪽빛처럼 살아가는 잎새가 되라.”고 역설하는 그 님의 청춘들을 향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더욱 크게 울리는 까닭은 그가 그렇게 ‘돈도 명예도 사랑도 없이’ ‘한 평생 몸 바쳐’ 일구고자 했던 그 현장에 늘 함께 하지 못하고, 현실과 쉽게 타협해버린 지금의 내 모습이 부끄러운 탓일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여! 그대들은 순정의 잎새가 되어보지 않겠는가?”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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