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안전문화연구원장
그리스신화에 보면 기회의 여신상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다름 아닌 기회의 여신 모습은 익살스럽게도 앞머리는 더벅머리인데, 뒷머리는 대머리라는 것이다. 기회는 더벅머리인 앞머리를 움켜잡아야 꼼짝 못하고 잡을 수 있지, 기회가 지난 다음엔 반들반들한 대머리 뒤통수를 잡기란 쉽지 않다는 비유일 것이다. 필자는 안전의 여신 모습도 기회의 여신 모습과 비슷할 것이란 생각으로, 모든 안전 분야에서 선취안전의 중요성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해 왔다. 특히 교통안전 분야에선 선제적 예방조치를 못하고, 온정주의로 일관하다가 국민혈세를 몇 배나 더 탕진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세계에 등록된 자동차는 9억대가 훨신 넘는다. 한국은 2011년 말 등록대수가 1843만7373대로 세계자동차의 약 2%수준인데, 자동차를 다수 보유한 교통문화 선진국들이 오늘의 안정된 교통문화를 누리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잘 알 텐데도, 그것을 교통당국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느슨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엄청나게 많이 희생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찰청에 의하면, 2010년 경우엔 자동차사고 사상자 35만2459명(사망5515명포함)을 발생, 인명 및 재산손실 사회적 비용이 12조9599억원, 과속 및 난폭운전에 따른 추가 유류비 부담, 9조 9722억원 등 자동차로만 총23조원을 어처구니없이 탕진한 셈이다. 지난 5월1일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단 도로주행 연습행렬을 DMB청취에 몰입한 25톤 화물차 기사가 후미에서 밀어부처서 3명이 현장에서 희생되고 감독과 선수 3명이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고가 난지 2개월이 흘렀으나, 그 후도 DMB청취운전에 의한 사고는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이 내놓는 대책은 아직도 DMB 청취운전의 심각성을 과 소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 유감이다. 벌점 15점에 범칙금 7만원 수준으로 DMB청취를 근절 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교통문화선진국인 영국, 호주, 카나다 경찰이 한국 경찰이 부과하는 범칙금의 수십 배 수백 배를 부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법치질서를 확립하는 길이고, 그 길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진심으로 지켜 주는 지혜임을 먼저 깨 닳은 것뿐이다. 과속에 대한 벌점과 범칙금도 폭주족들은 별것 아니라 생각되니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를 훨씬 넘는 과속을 밥 먹 듯 했는데, 금년부터 규정 속도 보다 시속60km를 초과하면 벌점 60점에 12만원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했으니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경찰청은 모든 내비게이션에 대해, DMB 기능 잠금장치 해제 일제 단속 적발 시 운행 중 DMB 시청과 동일한 벌점 및 범칙금을 부과 시키되, 벌점 및 범칙금 기준은 규정 속도 시속 60km초과 시 벌점 60점과 범칙금 12만원 수준으로 강화시키고, 사망자가 발생 시는 사망자 1인당 1년간 면허정지, 사망자 1인당 200만 원 이상 추가 벌금을 부과해서 동종 사고를 근절시키겠다는 강한의지를 보여야한다. 2009년 기준 OECD국가 중 한국은 교통사고 총사망자,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 등 3개 분야에서 불명예 금메달 1개, 불명예 은메달 2개로 불량국가 Best 3에 포함된 교통문화 야만국이다. 연간 교통사고사망자가 4천명 넘는 나라는 미국 33,808명, 한국 5,838명, 일본 5,772명, 멕시코 4,877명, 폴란드 4572명, 터키 4,290명, 프랑스 4,273명, 이탈리아 4,237명, 독일 4,152명이다.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는 그리스 12.9명, 한국과 폴란드 12.0명, 미국 11.0명, 프랑스 6.8명이고,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는 한국 2.8명 폴란드 2.1명 그리스 1.8명, 미국 1.5명, 프랑스 1.1명이다.
교통문화 선진국의 엄격한 DMB설치 자체규제와 운행 중 DMB시청과 휴대폰사용을 중죄로 보는 각종제도를 지체 없이 벤치마킹하라. 경찰청은 이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국회에 제시 선진형 입법지원을 이끌어 내라. 2011년에도 5,229명이 천하보다 귀한생명을 잃었다. 한국이 교통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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