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기 기자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광양비츠호가 정상운항을 멈추고 공매처분을 받게 될 모양새다. 백방으로 자구책을 강구하던 광양시도 결국 지난 6일 ‘운항지원금 지원협약’을 해지키로 했으며, 한국개발금융 또한 이달 16일 이후 광양비츠호를 공매처분한다고 밝혔다.

대단히 송구스럽게도 이런 일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광양시가 일본간 카페리호를 운영한다고 발표했을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양시는 의욕차게 한 번 해보겠다면서 덤벼들었다. 그런 의지가 워낙 뜨거워 누구도 노골적인 반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긴, 반대한다고 그만 둘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작년에 비츠호와 관련된 필자의 글을 다시 살펴보았더니 비츠호에 힘을 실어주자라는 격려성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드려다 보면 걱정과 염려하는 내용이 주요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 “봐라. 내 말이 맞지 않았느냐" 며 위세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진행되는 문제를 지혜롭게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다들 알다시피 비츠호는 개인업자 한 사람의 사업체가 아니다. 좁게는 광양시민의 사업체요, 넓게는 전남도의 사업체다. 아니, 국가 간의 항로개설이 신설 됐으므로 국가적인 사업체이기도하다. 물론, 이렇게 된 마당에 왈가불가한다는 게 썩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꼭 짚고 넘어 갈 것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그러잖아도 광양시는 돈이 남아돌아 펑펑 쓴다는 비아냥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 문제를 대충 얼버무리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될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카페리 운영의 타당성은 물론 비용까지 철두철미하게 계산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막연한 낙관주의보다 확실한 비관주의가 더 이득이 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발상은 절대 금물이다.

그동안 광양시가 보여준 태도를 보자면 그런 기대를 한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의욕만 앞세운다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엔 수많은 돌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각도로 문제를 검토하고 또 검토하는 신중함이 요구 된다. 특히 요즘처럼 지자체간 경쟁이 심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만약 이번 문제를 광양시 혼자서 헤쳐 나가기가 버겁다면 여수 순천과 연대해 볼 필요성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싶다.

그렇지 않고 지금까지 들어간 매몰비용이 아깝다고 자꾸 미련을 가지게 되면 결국 기회비용까지 날리는 꼴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때로는 후퇴도 또 하나의 전술전략이며, 최선의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 될 때도 있는 법이다. 바보는 경험을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경험을 통해 더 큰 것을 배운다고 했다. 부디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뿐만 아니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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