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마수(魔手)에 걸려 지금까지 걸어왔다

가끔 사람을 만나다 보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주정옥 지부장이 그렇다. 그를 처음 만난 순간 어딘가 모르게 짚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의 主食은 자유이므로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지 싶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요약했다. “학창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는데, 결국 음악에 발목이 잡힌 채 지금까지 흘러오게 됐노라”고. 하지만 연예인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을 때는 노래보다 주로 MC 활동을 즐겨해 왔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문선대(문화 활동을 주로 담당하는 비 전투 부대)와 대학교 축제 때에는 사회를 도맡아 해왔을 정도였다니 그럴만도 했겠다. 도대체 그런 끼를 어디서 물러 받았는지 궁금해 물었더니 아버지가 바로 여수MBC 보도국장을 지냈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 그렇지, 이미 그의 핏속에는 연예인의 피가 태생적으로 흐르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KBS탈렌트 시험에도 응시했으며, 연극도 조금씩 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일본에 살고 계셨던 큰 아버지께서 내게 열 두 줄짜리 기타를 선물로 주셨는데 그게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출발점이 됐다.”는 것이다. 사실 30년 전에 12줄짜리 기타를 구경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이미 학창시절부터 연예인을 꿈꾸었는데, 학교 축제나 소풍 때는 거의 그의 독무대가 되다시피 했으며, 대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패를 형성하면서 현실적인 음악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결국 그의 음악사랑은 주정옥 라이브카페를 운영하게 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내가 내 이름을 달고 주정옥라이브 카페를 열게 된 것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술한잔 하고 또 흘러간 노래를 부르면서 추억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다. 오후7시에 시작해 새벽2시까지 운영하는데, 중년들이 무척 좋아할 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악기를 치며 노래도 할 수 있다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하는 한 사람으로써 요즘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다. “옛날 노래는 대부분 가사가 시적이고 감성적인데 비해 요즘 가수들의 노래는 즉흥적이고 흥미위주인 것 같다. 그렇다고 어느 시대 음악이 좋고 또 어느 시대 음악이 나쁘다고 판단 할 수는 없다. 음악은 다 저마다의 개성과 시대적인 삶을 반영하는 것이니까” 그는 광양시 음악저변확대를 위해서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가수협회가 지난 2006년에 발족됐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서 광양지부를 설립한 것이다. 그렇다고 큰 행사만 기획하고 공연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3월에도 벌써 여러 건의 봉사 스케줄이 잡혀 있다. 옥곡노인병원 위로공연과 아동복지센터 그리고 봉강 꽃박람회 등이 그렇다. “다들 알다시피 전업가수만으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

그래서 나도 현재 아트연예기획사를 꾸려나가면서 음악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전업가수로써의 삶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향후 5년 정도 가수활동을 하고 나면 조용한 장소에 머물며 나만의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천상 타고난 광대라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하긴, 이 세상에 광대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다 자기만의 인생무대에서 자기만의 삶을 노래하면서 그렇게 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때론 안단테로 또 때로는 모데라토로 그렇게 강약을 조절하면서...

홍봉기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