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딱딱하다고요? 그것은 옛말입니다!”

여수경찰서 형사과 강력선임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달 30일 광양경찰서로 발령받은 임광재 수사과장, 그는 보성이 고향이지만 광양에 근무한 세월이 많아 광양 사람들과 교류가 더 많고 아는 사람 또한 많아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광양으로 부임한 소감을 밝혔다.

경찰은 생업이 곧 봉사다
“1979년 순경으로 임용되어 당시 전남경찰국 제1기동대에 근무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 6월 5.18이 마무리 되면서 광양경찰서로 발령 받아 옥룡지서 정보과 근무를 시작으로 옥곡파출소장, 읍내, 중마 파출소장, 형사계장 등을 역임하다 2004년 경감으로 승진해 여수경찰서로 갈 때까지 24년을 광양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는 6.29때 시위대 진압을 하면서 격동의 시간을 거치며 진한 동료애를 느꼈다고 한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근무하자라는 직업의식이 생겼습니다. 큰 사건들을 지켜보며 직업에 대한 확실한 소명의식을 가지게 됐고 봉사하는 삶과 연결되어 있어 가치 있는 직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경찰은 생업이 곧 봉사다란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천직이라 생각하고 사회에 등불 역할을 하리라 늘 다짐합니다.”
이직률이 높았던 직종이었던 터라 그도 다른 직업을 택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에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경찰에 머물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경찰은 선입견이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거기다 수사과장은 규제를 많이 하니 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바뀌고 있으며 저 또한 부드러운 대화로 민원인과 직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는 여수 지구대에 근무할 때 조회 시간마다 유머를 준비해 하루를 웃음으로 시작했고 민원인을 가족같이 대하는 것은 물론 인권보호에 관해서도 철저하다.
“직원들에게 자주 주문하는 것은 인권보호입니다. 첫째 민원인을 대할 때 인권보호는 제대로 하는지 돌아보자. 둘째 민원인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고 민원인이 필요한 시간을 잡아라. 셋째 현장 중심 위주로 일하자. 책상에 앉아 듣고 보는 것만으로는 현장감이 떨어진다. 늘 현장에서 확실한 정보를 보고 듣고 처리하자라고 강조합니다. 인권보호는 몸에 배어 있어야 하며 친절의식 또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딱딱한 경찰과 권위주의를 연계하는 것은 이젠 옛말이지요.”

다양한 경력, 아찔한 사건도
“2005년 순천경찰서 수사과 강력선임팀장으로 근무할 때 영구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한 보성경찰서 관내인 벌교읍 소재에서 발생한 강도살인사건의 공범을 사건발생 7년 만에 검거, 공범 3명을 전원 무기징역형의 확정판결을 받게 해 피해자의 원한을 풀어준 것과 2007년 고흥경찰서 수사과장 근무 시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에서 교량공사 중 다리상판이 무너져 작업인부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한 대형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밀한 수사계획수립과 수사요원에 대한 정확한 지휘로 사건발생 15일만에 사건관련자 12명중 4명 구속, 8명을 불구속한 것도 큰 사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2008년 나주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할 때 노파살인사건의 교훈은 지금도 아찔하다고 한다.
“무고한 시민을 구속했다가 석방하고 다시 진범을 검거한 사건으로 수사를 해오면서 범한 가장 큰 오류였지요. 나주시 남외동에서 여자 타살체가 발견된 사건이었는데 국과수에 부검과 함께 각종 유류물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한 상태에서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해 모든 상황을 자백 받아 체포했습니다. 본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그의 처가 탐문 시 보여줬던 사진의 모자가 남편의 것이라 했고 신발도 발견됐으며 사건발생 시간대에 가까운 주점에서 술을 마신 점이 인정되어 피의자로 단정, 체포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장검증 때 범행을 부인했고 국과수 DNA 분석결과 검출된 DNA 그래프가 체포한 사람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이 캄캄했지요. 광주지검 검사의 석방지휘를 받아 석방하며 수사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살인자로 몰린 데 대한 명예회복을 요구했고 허위 자백한 피의자를 구속했다가 석방한 것을 알고 기자들이 전화했더군요. 3일만 여유를 달라고 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다른 용의자 등에 대한 수사를 펼쳐 전에 순천에서 여자를 강간한 적이 있는 사람이 범행현장에 유류된 증거물에서 추출한 DNA와 일치된다는 통보를 받고 완도 넙도에 가서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보도자료를 내자 각 방송과 언론에서는 진범이 아닌 사람 체포경위와 허위자백으로 구속까지 시킨 문제점, 부실수사의 부당함 등의 곤욕스런 취재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후 33년 경력자인 그는 수사지휘를 분야별, 증거물 별로 구체적으로 손에 쥐어 주듯이 하라. 자백하는 범인이 나타나더라도 반드시 그 자백의 배경 및 진위를 확인하라. 각종 조서를 3회 이상 정독하라. 자백과 증거물의 일치 여부를 반드시 검증하라는 등의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할 것
“광양을 너무 많이 알고 사람들 또한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수사과장 업무에 혹시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원칙을 가지고 평정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특히 4.11 총선이 다가오니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신변보호 등 우발상황에 대비한 경비활동도 펼칠 계획입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할 것이며 치안과 경제가 맞물려 가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은 광양,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임 수사과장은 광양청년회의소에서 활동한 것은 물론 2007년부터 영어클럽동아리 회장직을 맡아 이끌기도 했다.
“광양 정보과 외사계에 근무할 당시 영어가 필요해 광양제철소 직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영어동아리를 결성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곳에 근무할 때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주 일요일 저녁 2시간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임 수사과장, 그는 한때는 테니스에 푹 빠져 산 테니스 마니아기도 했다며 광양은 배울 것, 즐길 것들이 많아 아름다운 삶을 누리기에 좋은 고장이라고 광양예찬론을 폈다.

주말부부 생활하며 가족의 애틋함 느껴,
“8년을 주말 부부로 지냈습니다. 아내가 광영동에서 미용실을 하다 보니 주말마다 광양에 왔었어요. 사람은 따로 살아봐야 제대로 된 그리움을 느끼나 봅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체험했지요. 광양으로 부임해서는 쉬는 날 청소는 물론 주방 일까지 아내를 도와줍니다.”
사과를 좋아한다는 그는 가장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생긴 것을 아내에게 준다며 경찰관은 마냥 무뚝뚝할 것 같지만 집안에서는 애처가라고 유쾌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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