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해진다"

백숙아 화가를 처음 만났을 때 참 야무져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는 매사에 똑부러진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나는 애매한 것을 싫어한다. 옳은 것에 대해서는 옳다고 말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녀는 현재 평생육관 강사와 광양여성작가회회원으로 활동하며 화가의 길을 병행하고 있다.

“평생교육 현장에서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평생교육을 실현해 오면서 나름대로 갈등과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고 말한 그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기관이 좁은 지역에서 난립한 것도 문제이지만, 실질적으로도 지역민의 생활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고 있어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하다" 며 당당하게 자기 소견을 밝혔다.

어느 기관이나 똑같거나 비슷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어 형식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광양시가 비록 주변 도시에 비해 경제적인 자립도가 높다고는 하나 여전히 빈부의 차가 심하다. 특히 농어촌에는 아직도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가정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평생교육 기관이 방과 후 교과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공평한 혜택과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가능한 한 평생교육 기관이 많이 늘어나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겠는가?" 라며 소외된 이웃들까지 챙기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녀는 지역 화가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미 전라남도미술대전과 남농미술대전특별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일구어 가고 있다. "내가 즐겨 그리는 그림은 반추상이다. 물론 정물이나 풍경화도 즐겨 그리지만 반 추상은 나름대로 오묘한 무엇이 있는 것 같아 그림의 소재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취미삼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림은 사물에 대한 이해심을 높이게 되는데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성까지 깊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학구열도 매우 높아 순천대학교에서 국문학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문학까지 두루 섭렵했다. “요즘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자꾸 얇아지는 것은 한자를 멀리하기 때문이지 싶다. 한자는 생각을 깊게 하고, 문리를 틔우는데 가장 적합한 문자라는 게 내 믿음이다.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한자도 열심히 공부하게 돼있다."며 국문학 전공자다운 이론을 펼쳤다.

한자는 이미 우리 정신 속에 오래도록 체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얼과 혼을 담고 있는 이상 우리 문자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한글 아니, 엄밀히 말해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기껏해야 600년이다. 그렇다면 5천년 역사 속에 600년이란 극히 적은 시간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는 국문학을 공부하면서 한글뿐만 아니라 한문의 중요성도 함께 깨달았기에 지금도 평생학습관에서 한자를 지도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자 그녀는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을 한 구절 인용해 들려주었다.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하고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니라.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는 뜻이라는데 정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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