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현대판 유배생활을 한 셈이다”

신윤식 작가와 이어령 박사

도대체 어디서 저런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지 모르겠다. 신윤식 사진작가를 만나 10분이라도 대화를 나눠 본 사람이라면 아마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요즘 윤동주 테마 공원 조성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윤동주 테마 공원을 만든다면 광양은 정말 문화적인 품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데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적으로 윤동주에게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래서 발로 뛰면서 윤동주에 관한 자료를 최대한 모아 [민족저항시인 윤동주 세상 밖으로]를 곧 출판할 예정이다. 이미 원고는 다 마무리해서 출판사에 보낸 상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도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고 한다. 기가 막힌 것은 윤동주 유고 원고를 보관했던 정병욱 교수가 다름 아닌 이어령 박사의 스승이었다는 사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인가 보다. 순수한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 결국은 국가적인 일이 되게 생겼다.

그 와중에 윤동주 친 여동생 윤혜원(지난 2월10일 별세)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호주에서 광양까지 찾아오는 등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다. 그 뿐만 아니다. 그는 남도의 모든 관광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인의 고향 南道]라는 책 발간까지 앞두고 있다. “이 책이 발간되면 여수 엑스포는 물론 남도관광 발전에도 크게 공헌을 하리라 믿는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다.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미리 발간했던 성지순례 책값을 한 푼도 보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경제적인 손실을 크게 입은 것이다. “그 때 집까지 날리게 되면서 급기야 자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의 기도 덕분에 다시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부터 거짓말처럼 일들이 풀어지면서 다시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고난이 그의 마음을 더 강하고 크게 만들었던 셈이다. 그는 지금 윤동주 출판행사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늦어도 4월 중순 안에는 망덕 정병욱 생가에서 윤동주 출판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중마동에서 예림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신 작가는 “그동안 이런저런 자료를 준비하고 모으느라 15년간은 일절 사회활동을 접고 현대판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노"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모습 속에서 일종의 장인정신을 읽어 낼 수 있었다.

곧 출판될 신윤식 작가의 저서 표지

홍봉기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