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현 광양교육지원청 장학사

지금 대한민국은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학교폭력’은 ‘학생 간(間)의 폭력 행위’라고 정의(定義)에 담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학교폭력’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를 따져보고 지나갈 일이다. ‘학교(學校)’라는 공간 속에서는 다양한 폭력 주체와 객체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를 ‘학생 간 폭력’이라거나 ‘학생의 학생폭력’ 혹은 ‘학생폭력’ 정도로 제한적 의미의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할 것을 제안해본다.
정의부터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보니, 해법을 제시하는 과정에서도 천차만별의 내용들이 충돌하고 있는 중이다. 해법을 제시하는 주체들마다 자신의 가치 기준에 따라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다른 양상의 해법들을 제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의 부분적 체벌 허용론자’로부터 ‘일체의 체벌 행위 자체가 악이라고 주장하는 입장’까지, 그리고 ‘밥상머리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근본적 해결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입장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교육 패러다임과 사회 문화적 가치 기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말이다.
거시적 담론을 요구하는 주제를 보듬고 이야기를 풀어가려면 ‘몇 날 며칠’을 보내야 할 판이니, 현실적인 ‘학교폭력’의 문제점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제한된 지면을 채우고자한다.
작금의 학교폭력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는 과거에 비해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가해 학생들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개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두 번째의 특징이다. 피해학생이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이며, 공동체 구성원의 일원이기에 동행해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하기보다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일에 있어서 단지 대상에 불과하다고 인식한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리고 막상 사태가 일어나서야 그것이 자기 가정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 또한 지켜보는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이제라도 가정에서부터 철저하게 자녀들에게 ‘남을 해하는 일이 얼마나 우리 가정을 힘들게 하는 일인지를 제대로 가르치고 깨달을 수 있도록 ‘밥상머리 교육’에 우리 모두가 참여했으면 한다.
이것이 학교폭력 예방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며, 중요한 지점이라는 인식을 확산해가도록 이제부터라도 우리 지역사회에서부터 다함께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을 제안해본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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