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도 현 광양교육지원청 장학사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 기억 두 가지를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몇 해 전, 존경하는 목사님께서 “이 책 한 번 읽어보지 그래.”하며 추천해주신 책이 하나 있다. 정민 교수가 쓴 ‘미쳐야 미친다’가 그것이다. 마침 겨울방학 때라 집에서 하룻밤을 꼬박 새워가며 읽었었다. 다른 일은 교사로 살 때, 나의 멘토였던 선배 국어선생님께서 “진짜 공부를 하려면, 외로움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네.”라던 충고의 말씀이었다. 생각해보면, “너 공부 좀 해야겠다.”는 완곡(緩曲)한 의미의 표현이었다. 두 사건 모두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미칠〔狂〕 때 자기가 도달하려는 곳에 이를〔及〕 수 있다.’는 것으로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경험들이었다.
고향을 스무 해가 넘어서 돌아온 2011년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광양 밖에서 피상적으로 바라봤을 때보다 고향 안에 들어와서 직접 확인하며 느낀 교육환경의 현상들을 조심스럽게 화두로 삼고 싶었던 차에 글을 한 번 써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 지나치게 가벼운 지식의 한계를 부끄러움도 없이 노출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글을 읽어 갈 독자들에게 감히 청하는 바는, 졸필로 써내려가는 글들이 내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정 어린 말 걸기’라고 이해해주십사 하는 바람이다.
식견(識見)의 정도를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종종 ‘나무’와 ‘숲’의 대유(代喩)적인 표현을 빌리곤 한다. 대한민국 성인 가운데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경우, 누구나 ‘웬만큼 교육 전문가’라고들 스스로 이야기한다. 그렇다. 교육이야기를 시작하면 다들 할 말들이 많다. 굳이 전문가로서의 교원 신분이 아니어도 말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자녀교육문제라는 개인적 차원의 ‘나무보기’ 틀 안에 갇혀서 거시적인 대한민국 교육구조라는 ‘숲’을 제대로 바꾸어 볼 생각에는 미치지〔及〕 못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 전남 내부에서 가장 많이 ‘교육 환경 개선 사업비’를 투입하면서도 과연 ‘그 효율성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냉정한 대답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교육인프라 구축이 지자체의 경쟁력’이라는 견해를 오래전부터 강조해 왔다. 지난해에 우리시는 15만 인구를 달성하였다. 이제는 더 큰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 기반조성의 우선순위가 교육 환경의 질적 강화에 있다는 인식에 공감할 수 있는 우리시의 성숙한 판단이 2012년 올 한 해 동안 이루어지길 바란다. 어느 시인은 “모두가 동시에 같은 꿈을 꾸면, 그 꿈은 곧 현실이 된다.”고 하질 않았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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