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수 순천하늘씨앗교회 목사

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종교역시 처음 제대로 배우지 않게 되면 후에 시정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종교적인 신념은 가장 바꾸기가 힘든 것 중 하나다. 아무리 틀렸다고 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더 고집하는 것이 종교인의 속성이다. 종교를 아편이라고 했던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 발만 떨어져 자기를 관찰하고 응시해 본다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조차 두려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믿음과 고집을 착각하는 신앙인이 너무 많은 게 오늘날 기독교인이다.

그리고 서구적인 종교가 들어오면서 한국교회에 한 가지 크게 실수 한 것이 있다. 아니 치명적인 실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제사문제다. 그런데 제사는 우리보다 이스라엘이 더 엄격하게 지켰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심지어 구약성서에는 ‘레위기’라는 책이 있는데, 오로지 제사지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향을 피우는 방법부터 시작해 제물을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아니,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마태복음은 조상족보부터 시작할 정도다. 사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파 되었을 때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 중에 제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두 번 죽인다는 사실을 알고 종교적으로 우상 숭배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가뜩이나 먹을 것도 없는데 제사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러니 누군들 싫어할 사람이 있었겠는가.

하지만 조상을 섬기는 것은 우상숭배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하면 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어째서 조상이 우상이란 말인가. 혹자 중에는 명색이 목사인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냐고 흥분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미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하지만 조상은 결코 우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공경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 이렇게 존재할 수 있는 것도 다 조상님 덕분이다. 우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상은 한 마디로 사랑 없이 섬기는 모든 것을 말한다. 심지어 하느님도 우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오로지 두려움 때문에 하느님을 섬긴다면 우상 숭배와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하긴, 아무리 바른 소리를 해도 자기 신념과 고집을 믿음으로 착각하는 이상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쯤은 나도 익히 알고 있다. 다만 , 명절을 맞아 제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고 싶어서다. 하느님이 속 좁게 밥상 앞에 절을 두 번 했다고 해서 저주를 주거나 또는 절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복을 주는 분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은 자기 마음의 허상이 그렇게 두려움을 갖게 만들기도 하고 또 두려움을 쫓아 내기도 하는 것이다. 제사 때문에 형제간끼리 다투거나 갈등을 유발하는 것 보다 차라리 무신론자로 살면서 서로 화목하게 사는 것이 훨씬 구원받을 가능성 크다. 적어도 타인을 미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긴가민가하면서 두려운가? 그렇다면 아직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두려움이 생긴다는 것은 여전히 사랑의 관계가 아닌 주종관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요한 일서에 기록하기를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는다고 했다. 혹시 죽은 뒤에 조상에게 제사 드렸다고 호통을 치거들랑, 나를 팔아먹어라. 내가 당신 몫까지 책임질 테니까. 제발 기분 좋은 명절날 제사 때문에 서로의 관계를 망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 우상은 무슨 놈의 우상, 진짜 우상 숭배는 목사를 하느님으로 착각하며 떠받는 것과 또 물질에 대한 욕심이 바로 우상숭배다.
솔직히 안 그런가?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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