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웅 선린의원 원장

만물이 생동하는 화창한 날들이 계속되면서 외출의 횟수가 늘어나고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계절이다. 이로 인해 인후염을 비롯한 상기도 감염증의 증을 가진 환자들의 방문도 함께 증가하는 상황인데, 그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선행 질환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무척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서, 히스타민이라는 우리 몸속의 물질을 방출시켜 코 안쪽에 다량의 점액을 생성하고, 점막이 부풀어 오르게 하는 등 염증 반응으로 인한 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 등의 증상을 보이는 코 점막 질환이다. 재채기는 특징적으로 연속 5-6회 정도 나타나며 심한 경우 10회 이상 계속되기도 한다. 콧물은 물처럼 맑은 액체가 흘러나오고 목구멍 뒤로 넘어가기도 하며 그 밖에 눈이나 목이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두통, 무취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코점막이 부어올라 밤새 입으로 호흡을 하다보면 목이 건조해 지고 취약해진 인후부위나 편도 등에도 2차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알레르기 비염은 그저 황사나 꽃가루와 같은 외인적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환경성 질환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데 한쪽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는 60%,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경우는 80%에서 자녀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볼 때, 이 질환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다. 현장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한 많은 민간요법들과 건강식품들을 환자들을 통하여 대면하게 되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불행하게도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을 완전히 알레르기가 없는 체질로 바꿔주는 의학적 성과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성분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조잡한 유사약제들과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들로 인해여 경제적 낭비 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치는 일 까지도 있다 보니 의료인의 입장으로는 안타까울 뿐이다. 어떤 약제가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100명중 10명이 낫고 90명은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한다면 이런 것을 좋은 치료제라고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으면 부모들은 우리아이가 면역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여 뭔가 잘 먹여야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레르기 비염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은 어떤 특정 물질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대응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환자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반적인 치료로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알레르겐)에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이나 수술치료 등이 있으나 실제 완전한 치료란 어려운 실정이다. 일단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발견하여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이는 병이 만성화 되는 것을 막고 약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권장된다.
현재의 약물치료 요법은 화학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로서 약제의 작용기간 동안만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의사의 처방과 지시 하에서 적당한 약제를 선택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수술적 요법은 과민한 점막부위를 제거하는 것으로 레이저시술을 포함, 많은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면역요법은 일종의 탈감작으로 원인물질을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최대 농도를 사용하여 우리 몸에 투여, 원인물질에 대한 감수성을 축소시키는 방법이 되겠다.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치료법이나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정확한 검사 후에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체질개선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일단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식단을 기본으로 우리 신체의 조성을 건전하게 바꾸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이 권장된다. 영토가 바뀌면 헌법도 바뀌는 법이다. 알레르기 환자들 중 운동으로 인하여 천식이 유발되는 운동성 천식 환자와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운동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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