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록 순천대 교수

청매실농장은 지금 매실 수확을 위해 한 참 바쁘게 보내고 있을 것 같다. 4월 초에 청매실농장에가서 한국식품의 14호 명인이신 홍쌍리여사를 뵙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홍 명인이 매실과 흙을 사랑하는 이야기는 너무 감동적이었다. 필자는 그 전에는 농장에 가서 단지 매화 꽃 구경하고 사람들이 많이 왔구나 느낄 뿐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가보고 싶은 명소는 아무나 만들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46년전 청매실농장은 척박한 땅에 단지 나무들이 있는 야산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홍 명인은 야산에 목표를 가지고 긴 시간 동안 투자와 불도저처럼 실천해 왔다고 한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큰 돌을 옮기고 자갈을 정리하여 매실 나무를 한 그루 한 그루 씩 심어갔다고 한다. 매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풀을 메고 땅을 자식처럼 사랑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꾼 산은 봄이면 매화 향기가 가득하고 초여름이면 매실 수확으로 바쁜 농장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수확한 매실을 가공하여 전국 곳곳에 판매하고 있으니 고용창출 뿐만 아니라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홍 명인은 판매로 얻어진 재원을 계속 투자하여 더 아름다운 명소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한 명소들이 있다. 함평 나비 축제는 국내에서 성공한 축제로 유명하다. 1999년 시작하여 올 해 13회를 맞이했다. 함평은 농사만 지어 먹고 살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은 농민들이 부유하게 생활할 만큼 농특산물이 많은 곳도 아니고, 산업체가 있는 곳도 아니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지명도 아니어서 지역경제와 지역 브랜드를 위해 늘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라는 키워드를 찾아냈다. 처음에는 어느 지역에나 씨 뿌리면 자라는 유채꽃을 특화해서 축제를 기획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실패를 교훈 삼아 생각의 발상을 완전히 바꾸었다. 나비도 별로 없고 종류도 별로 없는 나비축제를 만들었다. 나비 축제는 대박이었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자연 학습장으로 연 약 5백만명이 찾아오고 있고 많은 기관들과 회사들이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니 명소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실리콘밸리는 포도주 생산지대에서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이 진출하면서 만들어졌다. 지금 이곳은 정보통신산업의 중심으로서 아이폰의 애플사,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 엔진인 구글사, 옥션을 전문으로 하는 e-bay, 포토샵어도비 등 수많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활발하게 연구 개발하고 있다. 하루에도 많은 신기술과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기술제휴하거나 합병이 일어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2000년 초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 대학에서 우수하고 벤처정신이 강한 과학기술 인력공급이 가능하여 벤처 기업들이 속속 생기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이 곳은 미국내에서 벤처 캐피탈이 30%이상 차지하고 있고, 미국내 최고의 소득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고용창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역이 발전하기위해서는 많은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 명소는 보고 싶어하고, 느끼고 싶어하고, 간절히 벤치마킹하고 싶은 곳이다. 명소는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진다. 명소가 되기 위해 미래 비젼이 있는 목표, 많은 시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과감한 투자하게 있어야 한다. 명소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우리를 잘 살게 만들고, 우리를 세계방방 곳곳에 알리고, 우리 후손들이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는 미래의 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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