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다쓰노시(龍野市) 세계매화공원
일본 매실산업의 중심은 와까야마현(和歌山?) 미나베죠(南部町)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곳은 현직에 있을 때 이미 모든 시설을 두 차례나 방문한 바 있다. 오사카성의 매림(梅林)도 가 보았다. 그러나 350여종의 매화 품종을 수집전시하고 있는 다쓰노시의 세계매화공원은 가 볼 기회가 없었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어제 저녁은 히로시마에서 잤는데 시모노세키에서 JR(일본철도)로 약 3시간 30분이 걸렸고 히로시마에서 다쓰노시까지 오는데는 약 4시간정도가 걸렸다.
일본의 철도는 우리나라의 국철(國鐵)과는 다르게 개인 회사 체제이다. 여러개 회사가 정해진 구역내에서만 철도를 운영하면서 경계지점에서의 환승체계가 잘 되어 있어 장거리 여행에도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입이 좀 고생을 했다. 여행 중 주로 JR을 이용했다. 일본여행에서 큰 부담이 되는 것이 교통비인데 가장 싼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다쓰노시는 세토내해를 안고 있는 효고현의 작은 시골이다. 오사카에서는 JR로 약 2시간내외의 히메지시 인접 지역이다. 다쓰노시역(龍野市驛)에 도착한 것은 점심 시간이 다 되었을 때였다.
주변을 돌며 한끼 요기(療飢) 할만한 곳을 찾으니 ‘요리요이’라는 작은 식당이 눈에 띄었다. 방에 들어서니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에 일본어로 적혀 잇으나 낯익은 음식들이 많았다. 평소 우리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였다. 알고보니 30세 초반의 교포3세가 우리 음식을 일본인 입맛에 맞게 약간 가미하여 상품화하고 있었다. 써빙하는 아가씨에게 매화공원 가는 길을 물었다. 고개만 갸우뚱 거렸다.
물어보고 가르쳐 준다는 것이었다. 잠시후 주방일을 하고 있던 주인이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였다. 대중 교통은 택시밖에 없고 20분이상을 가야된다는 것이다. 시라가와 다이끼, 우리이름 鄭大喜 그는 영업도 직원들에게 맡기고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그는 한국말이 서툴고 나는 일본말이 서툴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할아버지의 고향이 마산인 이 교토 3세 청년은 동포애를 지닌 한국인으로 살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저녁 숙박 예정지는 고베였는데 호텔 예약을 해두지 못했다. 불안한 생각에 이번 여행의 주목적지인 매화공원은 꼼꼼히 살피지 못하고 한바퀴 빠르게 돌아 보고 오후 5시 무렵 시골버스 승강장에서 차 오기를 기다릴 수 있었다. 걱정했던데로 고베에는 밤 늦게 도착하고 겨우 숙소를 구해 들었다. 저녁밥은 한국에서 가져간 대용식으로 때웠다.
매화공원은 세토내해가 내려다 보이는 해발 200m정도의 야산에 폭5m의 자동차 도로를 정상까지 개설하고 도로 양쪽과 정상 부근에 350여종의 매화나무를 배치하였다. 정상에는 주차장과 자료 전시관, 전망대 그리고 작은 규모의 편의시설이 준비되었다.
나무는 개체별로 명찰을 달고 도입한 나라와 품종명이 기재되어있었다. 우리시도 광양만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매화공원을 조성하면 성공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매화공원이라고 해서 매화만 심어서는 안 된다. 다쓰노시의 매화공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였다. 그래도 입장료는 400엔이나 받았다.

김휘석 前 광양시농업기술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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