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생각해 보셨습니까? 먼저 이것을 생각해 보려면 우리가 선량하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맹자가 말한 성선설은 아닙니다. 아직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선량하다는 것은 ‘성품이 착하고 어질다’란 것인데 그래도 이타적인 단체에 속해 있는 우리들은 비판을 좀 받더라도 여기에 속한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학창시절, 선생님들에게 혼날 때 가끔 듣던 말이 있습니다. 기억하시죠? “왜 착한 선생님을 이렇게 만드느냐?”라는. 아마도 이 말은 선량한 본인을 왜 너희들이 악하게 만들었냐 라는 말과 같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말한 분들은 거의 모두 본성이 그렇게 좋았던 분들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자주 그런 상황이 연출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선량한 사람들을 악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무엇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는 자신을, 우리를 원하지 않는 행동으로 이끄는 것일까요. 이것은 위에서 소개했던 이야기와는 달리 개개인의 문제는 아닙니다. 개인의 문제라면 그 사람을 통제하는 것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그렇게 몇몇을 잘 관리(?) 했더라면 초등학교 시절 하루에도 몇 번씩 저와 급우들이 단체로 책상위에 올라간다던지 군에서 행해지는 얼차려를 받는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주위 분위기 또는 특정 개인의 권위 때문에 생각과 달리 다르게 행동하신적은 없으신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답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분위기 때문에 그랬을 겁니다. 분위기를 상황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어린사촌들에게 가끔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일단 자리를 피하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억압적인 상황이나 분위기속에서는 어떤 자율적인 선택이나 옳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은 경험상 대개 좋지 않는 일들과 관련된 일들이 대부분일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들은 같은 상황에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나는 악(?)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요? 또 여러분은요?
‘루시퍼이펙트’란 말이 있습니다.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이 악한 행동을 저지르도록 전환시키는 상황과 시스템의 영향력을 일컫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저는 개인이 특정 단체-정부든 기업이던-에 속하는 이상 이런 상황을 몇 번 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저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요?
감시의 기능을 가진 조직에 속한 저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여, 연대, 감시, 비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것들을 바탕으로 시스템이라는 상황을 쉽지는 않겠지만 잘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부당한 권위에는 반항을 하지만 정당한 권위에는 존중을 하자는 것입니다. 부당한 권위와 관련해서는 틀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집단에 속하길 원하되 나만의 독립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사회집단에 들어가길 바라며, 그 집단에서 거부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때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성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때론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적 선과는 반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도덕을 희생하라는 압력을 누가 쉽게 거부하겠습니까. 그렇지만 부당한 시스템에 어떤 식으로든 반대를 해야 합니다. 당장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지만 원래 혼자서는 영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또 다른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과 만나야 합니다. 다시 고민해 봅니다.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나는 악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요?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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