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을 찾아 나서기 좋은 계절, 각가지 봄 꽃을 만날 수 있는 모후산을 소개한다. 화순군 남면, 동북면과 순천시 송광면의 경계에 있는 모후산(母後山)은 높이가 919m다. 주암댐의 담수와 더불어 삼면이 푸른 물줄기로 둘려 있어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물이 풍부해서인지 유난히 이름모를 들꽃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어머니의 품속 같은 모후산의 원래 이름은 나복산이었지만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왕비와 태후를 모시고 내려와 가궁을 짓고 환궁할 때까지 1년 남짓 머물렀기 때문에 '임금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모후산으로 명명 됐다고 한다. 모후산은 생김새가 통통한 젖가슴을 닮은 산이기도 하다.
광양 백운산, 광주 무등산에 이어 전남에서 세 번째로 높은 모후산은 산 아래 주암호가 있어 물이 풍부하고 육산이라 부드럽다. 따라서 무릎에 무리가 없으며 산죽이 많다. 또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눈꽃이 장관이고 봄이면 정상 부근까지 하얀 제비꽃을 비롯해 엘레이지, 애기똥풀 등 이름모를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 산행객들을 맞는다. 특히 5월에 가면 들꽃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 정상까지 줄지어 피어있는 들꽃을 보려면 모후산으로 떠나라고 추천하고 싶다. 또 소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키 자랑을 하는 듯 나란히 줄지어 서있는 것도 볼만하다. 산죽이 두 줄로 늘어서 환호하며 산행객들을 맞는 길은 오붓한 오솔길이다.
주변 관광지로는 유마사, 화순 물염적벽,주암댐, 고인돌공원,오지호의 생가와 기념미술관 등이 있다. 모후산 남쪽 계곡에 있는 유마사는 당나라의 유마운이 창건했다는 대한불교조계종사찰이다. 한국 전쟁중 조선노동당전남도당이 유마사에 숨어들어 백아산과 연계하여 활동한 일이 있는데 공산주의자들의 소굴이라는 이유로 당시의 유마사 건물은 소각되었다. 모후산은 새로 지은 유마사를 기점으로 산행 코스가 시작되며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적이 드물었으나 현재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객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산행 코스는 중국 당(唐)의 유마운이 창건한 유마사에서 시작한다. 산막골을 거쳐 용문재를 지나 오른쪽 능선을 타면 상봉에 이른다. 이곳에는 큰 묘와 헬기장이 있다. 상봉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가면 집게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의 집게봉에 다다르며 뱀골로 가면 유마사로 내려오게 된다. 산행시간은 4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가장 좋은 산행코스는 유마사 주차장→산막골→용문재(헬기장)→모후산 정상(919m)→중봉→집게봉→뱀골→유마사→유마사 주차장(원점회귀)이다.

찾아가는 길
화순-순천간 22번 국도을 이용하여 유천리마을 입구에서 4km 정도 가면 된다. 또는 화순-벌교간 15번 국도로 24km쯤 가다 남계리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4km 정도 가면 유마사가 나온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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