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하면 술 담그고, 화전 붙이고, 입안 가득 밀어 넣으면 쌉싸란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온통 진달래 꽃물이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진달래는 누구에게나 추억의 꽃, 고향의 꽃이다. 영취산 진달래에 취하면 약도 없다는데 떠나보자! 영취산 진달래 동산으로...

오는 4월1일부터 4월3일까지 진달래가 뒤덮인 영취산을 배경으로 영취산 자락에서 펼쳐지려던 제19회 영취산 진달래축제가 구제역 파동으로 올해는 취소다. 그러나 축제가 취소됐다고 진달래꽃이 어찌 핌을 멈추랴.

전국 최대 진달래 군락지며 여수반도의 주산인 여수 영취산은 4월이 되면 진달래로 온 산이 붉게 타오른다. 진달래 산으로도 잘 알려진 영취산은 예로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인식되어 기우제나 치성을 드렸던 곳이다.

영취산(510m)은 사진 찍고 점심 먹고 놀다 내려오는 시간까지 계산해도 넉넉하게 3~4시간이면 족하다. 완만한 등산로와 꽃들에 취하다 보면 힘들다는 생각이 도망가는 산이기도 하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영취산은 진달래 꽃의 웃음 천지다. 붉게 물들어 타는 모습이 산행객들의 마음을 조바심 나게 한다. 두견화라고 불리는 진달래는 꽃잎을 따서 화전을 만들어 먹거나 진달래 술(두견주)을 담그기도 한다.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로 가는 산행코스는 1시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3개의 코스가 있다. 중흥동 GS칼텍스 후문 쪽인 행사장에서 정상까지 2.2㎞, 상암초교에서 정상까지 1.8㎞, 흥국사에서 정상까지 1.4㎞며 모든 코스가 관광객이나 일반인들이 오르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진달래를 구경하기에 좋은 코스는 상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시작해 450m봉을 거쳐 봉우재로 내려선 뒤 영취산 정상에 올랐다가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다.

영취산은 능선이 많아 어린이와 어르신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 모른다.

산행코스가 짧다면 산 정상에서 봉우재→ 자내리 고개→ 호랑산(470m)→ 둔덕 여도중학교로 이어지는 약 9km의 등산로를 이용하면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영취산은 넓다란 산자락 안에 흥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1195년(고려 명종25년)에 창건한 흥국사 안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흥국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된 사찰이다. 흥국사 절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고 이 절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절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우리 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수군 승병이 있었던 곳인데 흥국사 안에서 수군 승병 300여 명이 훈련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4월은 봄빛 가득 안고 집을 나서면 온통 꽃 노래로 화사해서 좋다.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은 어쩌자고 이리 합창으로 꽃 노랠 부르는지 가만 있어도 봄 속에 풍덩 빠질 수 밖에 없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꽃의 함성만큼이나 향기로운 4월, 훌쩍 지나치며 구경하기 보다는 각가지 이색체험 현장 속으로 뛰어 들어 제대로 봄을 만끽한다면 올 봄은 모두 내 것이 되지 않을까?

영취산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국도→ 순천I.C→ 여수행 17번 국도이용→ 여수공항→ 여수산단진입로로 진입하여 삼거리에서 좌회전 (순천I.C부터 영취산 입구까지 40~50분 소요)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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