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노인복지 문제는 자꾸만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광양시는 그나마 좀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이 아직은 멀다. 이제 노인문제는 특정한 기관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 모두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중마노인복지관 김연숙 관장을 만났다. 김연숙 관장은 노인문제 전문가답게 늘 웃는 얼굴과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기쁘게 만드는 달란트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 간호학, 사회복지학 그리고 노인성상담전문 자격까지 이수한 노인문제 전문 베테랑이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노인문제는?

빈곤, 질병, 외로움, 역할론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광양시는 그나마 빈곤과 질병은 나은 상태지만 외로움과 노인역할은 아직도 미비한 수준이다. 특히 핵가족이 되면서 노인들의 위치가 상실되고 말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해야 할 역할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리고 외로움에 관한 문제도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외로움 중에는 노인들의 성문제도 포함된다. 먼저 성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노인들은 대체적으로 성에 대해 보수적이다. 특히 여성들이 더 그렇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준비 중이다. 예를 들면, 이성친구만들어 주기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별한 노인들이 서로 살갑게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고려 중에 있다. 이와 동시에 노부부의 성교육도 필요하다. 여자들은 폐경기가 지나면 성에 대한 욕구가 많이 줄어들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부간의 성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은 노인들만 들어 갈 수 있는 콜라텍이 있어 마음에 맞는 이성끼리 데이트를 할 수 있지만 광양시는 아직 그런 문화가 마련돼 있지 않아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던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노인들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노인들 스스로 능동적인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에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배식 하나를 하더라도 자기 식판만 가져 오는 게 아니라 옆 사람을 생각해 함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노인 도우미로 활동하는 것도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일이다. 경로당 같은 곳에 찾아가 경험과 지식을 나눌 때 살아 있는 보람을 느끼게 되고 정신 또한 건강해지는 것이다. 올해 우리 복지관에서는 사회적기업과 손을 잡고 녹색지킴이 프로그램을 수행할 계획이다. 유효미생물을 통한 생활개선과 환경개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2~3년 후면 이를 확대해 노인 일자리까지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현재 광양시 인구를 보면 유입인구는 젊은데 비해 원주민들이 고령화추세로 가고 있다. 그래서 두 세대 간의 거리감이 많아 괴리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세대 간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복지관도 나름대로 힘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조손가정을 위한 서포터모집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만들고 있는 데, 아주 반응이 좋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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