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다. 토끼는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가장 친근하게 자리 잡은 동물가운데 하나로조상들은 달 속에 불로장생의 방아를 찧는 토끼를 그리며 근심 없는 이상세계를 꿈꿨다. 우리 정서 속에서 토끼의 대표적 이미지는 꾀와 영특함이다. 대표적인 민담인 ‘별주부전’, 토끼는 꾀로써 강한 자를 물리치는 영리한 존재로 등장한다. 다른 민담에서도 토끼는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얼음판에 꼬리를 담그게 해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속이고 얼어 죽게 만드는 영특한 동물로 묘사된다.
이처럼 영리함과 다산, 풍요 상징은 물론 재앙을 물리치는 영물로도 알려져 있는 토끼해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토끼는 다산, 풍요상징
신묘의 신(辛)은 10간 중 제8위며, 묘(卯)는 12지신 중 넷째인 토끼로 만물의 생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1년에 4~6회 임신하는 토끼는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 재앙을 물리치는 영물로도 알려져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첫 토끼날인 상묘일에 ‘톳실’이라 하여 새로 뽑은 실을 주머니끝에 매달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처럼 토끼는 목표, 성과물 등의 의미도 지닌다. 반면 ‘토끼 제 방귀에 놀란다’라는 속담에서 보듯 급하고 경망스러운 성격 탓에 낭패를 보는 동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역학에서 토끼는 십이지 띠 동물 가운데 호랑이와 용 사이에 낀 동물로 방향으로는 `정동'이고, 시간적으로 오전 5시에서 7시,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농경사회에서는 한 해의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월로 십이지 묘(토끼)의 속성은 만물의 생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토끼띠 성격은 온순, 예민함도 있어
토끼띠는 묘(卯)의 넉넉한 양기를 받아 원만한 기풍과 자애로운 정을 지닌다. 따라서 토끼띠는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받는 느긋하고 온화한 기질의 소유자다. 착한 성질을 타고난 이상주의자며 심미적 감수성이 뛰어나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또한 내성적이며 완벽성을 추구하여 훌륭한 판단력과 학자적 기질이 있기도 하다. 상냥하고 지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신임 또한 두텁다. 반면 조용하고 온순해 보이는 성격의 이면에는 강한 의지가 거의 자기 도취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 지나치게 상상력을 발휘하고 지나치게 예민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냉정한 사람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한편 토끼는 깨끗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인해 특히 공예품에 많이 그려지고 새겨졌다. 국보 제95호 청자칠보투각향로의 받침도 토끼상이고, 연적으로도 토끼상을 많이 쓰고 있다.

토끼는 민담만큼이나 속담에도 많이 등장
토끼와 관련된 속담은 12지신 중 호랑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다양하다. 속담으로 전해지는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것을 주로 나타내는 이야기가 많다. `토끼는 용궁을 가도 살길이 있다'는 토끼가 거북이에게 속아 용궁으로 가더라도 꾀를 내어 살아 돌아왔듯이 곤궁한 처지에서도 갖은 궁리로 해결책이 나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교활한 토끼는 굴이 셋'이라는 속담은 토끼가 꾀가 많아 굴 셋을 연결시켜 항상 비상시를 대비해 안전을 도모한다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토끼잠이란 토끼처럼 깊이 잠들지 못하고 아무데서나 잠깐 눈을 붙이고 자는 잠을 말한다. 또 성질이 급하면 화를 먼저 당하게 된다는 뜻의 `성질 급한 토끼가 먼저 죽는다', ‘토끼는 잠자다 잡힌다'는 잠이 많으면 재주가 많아도 헛일이라는 뜻이다. ‘토끼가 제 방귀에 놀란다'는 속담과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아먹는다는 중국의 고사성어다. 즉 필요할 때는 소중히 여기다가도 그 일이 끝나면 천대하거나 없애버린다는 뜻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툭하면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외에도 `사자 없는 산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 `범 없는 골에 토끼가 스승이다'는 잘난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못난 사람이 잘난 사람의 구실을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가는 토끼 잡으려다가 잡은 토끼 놓친다', `토끼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못 잡는다'는 지나친 욕심이 도리어 화를 부른다는 뜻으로 과욕을 부리지 말 것을 주문하는 의미다.
토끼 꿈 해몽에 대해서도 잠깐 알아보자. 토끼는 앞발이 짧아서 오르막을 잘 올라간다. 그래서 토끼 꿈은 승진을 의미한다. 그러나 토끼의 입은 윗입술이 세로로 찢어져 있어서 태몽으로 꾸면 언청이 자식을 낳는다고 전해진다.

토끼해마다 한국경제 빛났다
올해 대한민국 경제는 운수대통일까?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여섯 번째 맞는 토끼해다. 올해 한국경제는 어떻게 점쳐지고 있을까? 결론은 올해 토끼해의 한국경제는 호조다. 과거 1951년, 1963년, 1975년, 1987년에 이어 1999년까지 12년마다 닥치는 토끼해의 한국경제 여건을 비춰보면 올해도 한국경제에 희망을 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어쩌면 토끼해 경기 호조와 회복이 반복되는 주기설도 나올 법하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첫 토끼해인 1951년은 1950년 6,25전쟁 발발로 경제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나 두 번째 토끼해인 1963년은 1962년 시작된 ‘제1차경제개발5개년계획'으로 한국경제가 처음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어 1975년 토끼해는 1973년 10월 제1차 오일쇼크와 1974년 12월 국제수지 개선과 경기회복을 위한 특별조치가 실행되는 등 한국경제가 좋지 않은 사정이었으나 최악의 수준을 벗어나 회복세를 보인 시기였다.
1987년 토끼해의 경우 1986년 아시아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으로 세계인으로 부터 ‘한강의 기적'이라고 평가받는 등 유례 없는 호황기를 누렸다. 1999년 토끼해의 경우는 외환위기(1997년)를 겪은 한국경제가 구조조정태풍을 견디면서 회복세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6·25전쟁 중인 1951년 토끼해를 제외하고 두 번(1963년, 1987년)은 경기가 좋았다. 두 번은(1975년, 1999년)은 바닥에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 시점이었다. 즉, 토끼해 한국경제는 호황기와 회복기를 번갈아 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경기 호조와 회복이 반복되는 ‘토끼해 주기설'을 기초로 할 때 올해 한국경제는 호조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만약 호조가 아니라도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하는 해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토끼는 순하고 친근한 동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토끼와 관련된 말들이 많다. ‘여우 같은 마누라 토끼 같은 자식’이란 말이 있듯이 토끼는 영민한 이미지를 뜻한다. 또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는 충직하며 미련한 거북이를 재치 있는 거짓말로 따돌리고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토끼해를 맞아 우리 모두 친근하고 영민한 사람이 되어 건강과 행복의 길로 껑충껑충 뛰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신묘년 토끼와인 출시

토끼로 빚은 끔찍한 와인이 아니라, 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맞아 레이블에 토끼를 그려 넣은 와인이다. LG상사 트윈와인은 허영만 화백의 토끼 그림이 그려진 와인 3종을 출시했다. 선물로 나누기 좋은 ‘권토중래 토끼와인’(2만원대), 명절에 가족 친지와 나누기 좋은 ‘다산다복 토끼와인’(5만원대), 비즈니스용 선물을 겨냥한 ‘경청 토끼와인’(10만원대) 등 제각각 사연이 깃든 3가지다.
권토중래(捲兎重來) 토끼와인: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이룬다는 고사성어의 의미를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경주에 비유했다. 경주에서 진 토끼가 2011년에는 다시 도전해 승리한다는 컨셉트로 잡았다.
다산다복(多産多福) 토끼와인: 핵가족 시대, 가족이 힘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산의 상징인 토끼를 통해 정부차원에서도 장려하고 있는 출산을 강조하고 대한민국 지도를 바탕으로 대가족 토끼를 그려 넣어 화목한 가정을 나타냈다.
경청 토끼와인: VIP용 와인으로 리더로서 갖춰야 할 소양인 경청(傾聽)을 강조한다. 토끼의 큰 귀에서 착안해 남의 말을 잘 듣고 소통하라는 메시지이다. 애칭은 ‘회장님 토끼’다. CEO 및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선물시장을 노렸다. 한편 ‘다산다복 토끼와인’의 판매수익금 일부는 아름다운 복지재단에 기부된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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