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흔히 이코노미라고 부른다. 에코는 ‘서식지’ 또는 ‘집’을 말하고 노미는 ‘학문’을 뜻한다. 쉽게 말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다. 한자로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줄여 경제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같은 뜻이다. 요즘 경제는 환경을 배제하고는 성립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든 기업들이 환경을 중심으로 판을 새로 짜고 있다.
이제 환경은 취사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문제가 됐다. 그러잖아도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배출거래제까지 실시된다고 하니, 보통 고민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어쩔 수 없이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향후 큰 걸림돌이 될 것을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차일피일 미룰 문제도 아니다. 더구나 ‘ISO26000’까지 제정된 마당이라 하루라도 빨리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나마 광양제철소는 서둘러 환경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린제철, 클린제철
광양제철소 2문 입구에는 커다란 영문글씨로 그린제철 클린제철이라는 단어가 장식돼 있다. 그만큼 환경을 생각한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이제 환경문제는 개인은 물론, 모든 기업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환경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달 14일에는 환경개선사업의 성과를 지역민들에게 설명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환경문제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화의 장에서 광양제철소는 환경 마인드와 신규설비 확장부지의 환경 개선활동 등에 대해 그동안의 노력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환경개선 의지에 대해 터놓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준식 소장은 행사장에 마련된 환경개선활동 사진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것은 물론, 참석자들이 현장을 돌면서 광양제철소의 달라진 환경들을 직접 둘러 보는 등 열린 경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업의 미래는 환경이 좌우
김준식 광양제철소장은 취임과 더불어 그 누구보다 환경경영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대부분 인사치례려니 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짧은 기간에 불구하고 이룩한 환경평가는 상당히 우수하다는 게 보편적인 평가다.
“미래 기업의 화두가 환경인만큼 앞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환경에 대하여 깊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게 김 소장의 경영방침이다.
이러한 김 소장의 경영방침에 맞춰 광양제철소는 환경개선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고, 그동안의 성과를 지역민들과 각 단체에게 보임으로써 앞으로 환경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 1년 동안 비산먼지(날아다니는 세미한 먼지)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주요 환경관련 시책들도 비산먼지 줄이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따라서 광양제철소의 환경개선 노력은 비산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원료공장을 비롯해 동호매립장 안에 연접한 설비확장단지(자원화단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원료지역 낙탄, 낙광 제로화 개선활동과 설비확장부지의 도로 확장, 환경개선 활동 등이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다.

환경개선에 아낌없는 투자를
광양제철소는 클린 환경개선을 위해 1000억 정도 투자할 계획이며, 현재 200억 정도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지반 침하가 80cm정도 꺼지고 있는 연약지반은 우기철만 되면 배수로가 역류해 곤혹을 치렀는데, 이번에 배수로정비는 물론, 비산 먼지를 잡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중이다.
또한 포장이 덜 된 곳은 포장해 먼지를 줄이고, 탁수가 광양만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500억을 별도로 투자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장치는 비를 미리 가두어 두었다가 불순물을 침전시키고 깨끗한 물만 정화시켜 바다로 흘러 보내는 장치다. 내년 5월까지 준공을 마칠 것으로 보이나 현재 공정으로 봐서 아직 확신은 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석탄 찌꺼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광양기업을 비롯해 5300여명의 인원이 동원 돼 약 7만 톤의 석탄 찌꺼기를 제거하는 등 클린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낙광(落鑛)제로를 위해 특별 연구팀이 발족돼 24시간 낙광을 감시하는 등 클린환경 조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산먼지를 잡기 위한 노력
광양제철소가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분진오염 예방이다. 철강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석탄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낙광으로 인해 원료야드 인근에는 제철소 입지이후부터 발생한 낙광물 때문에 상당한 애를 먹고 있었다. 또 이송라인에서 떨어진 석탄과 철광석으로 인한 비산먼지는 태인도와 묘도까지 분진피해를 입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양제철소는 모든 원료야드에 야적된 철광석 및 석탄을 천으로 덮는 도포작업을 실시했으며, 비산먼지 방지를 위해 경화제를 섞은 물을 주기적으로 살포해 적극적으로 먼지를 차단하고 있다. 낙광제로운동으로 불리고 있는 이 작업은 광양기업이 주축이 되어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낙광물이 제거되자 광양제철소는 대대적인 조경작업을 실시했으며, 나무심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광양제철소와 함께 설비확장부지에 입주한 부국산업, 효석, 이레코 등 패밀리사들도 자체 개선항목 164건을 발굴하여 120건을 완료하고, 28건은 공사 중이며, 11건은 설계 중, 5건은 검토 중으로 현재 81%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슬래그, 가공제품을 운반하는 차량 및 공사현장 차량을 위한 대형 세륜·세차시설을 설치하여 오염된 차량은 세륜 및 세차를 실시하고 있으며, 세륜·세차시설의 규모는 8.8m 폭에 길이 32m로 대부분의 대형차량이 이용가능하며, 수동 고압살수기도 설치해 자동 세륜·세차가 미흡한 차량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코크스 북측도로는 주로 부국산업, 효석의 슬래그와 제품을 운반하는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로 기존에는 슬래그를 포설하여 도로로 활용하다보니, 건기시 비산먼지가 발생하여 환경이 오염되었고, 우기시에는 빗물이 고여 차량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광양제철소는 이 도로에 대해 차량 폭이 넓은 대형차량이 통행하는 것을 고려하여, 왕복 10m 폭의 아스콘 포장을 하고, 우기시 침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m 폭의 배수로를 신설하였으며, 매립장 주위 나대지 비산먼지를 저감하기위해 객토 후 수목을 식재하는 등 환경개선 노력에 총력을 쏟고 있다.

환경개선활동에 적극적인 패밀리社
광양제철소가 환경개선에 팔을 걷어 부치자, 패밀리사들도 적극적으로 환경개선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설비확장부지에 위치한 이레코(연연옥 대표)는 주변 배수로를 신설하거나 수리해 원활한 배수처리를 도모하고 있으며, 장마철에 자주 겪어 오던 침수문제도 집수피트를 개선해 침수 및 환경사고 요인을 제거하는 등 주변 환경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레코 황규석 상무는 “벽체에 채광판을 설치해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제품야적장 배수로 신설과 설비단순화를 통해 사용하지 않게 된 분정광설비와 제품투입호퍼, 스크린기, 집진기, 소형드라이어 등 불용설비들을 철거해 작업공간 확보는 물론 주변환경미관을 크게 개선해 왔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환경개선에 그 어떤 회사보다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마이머신 활동을 통해 공장환경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해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청소시간 단축효과까지 거두는 등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공장 입구와 회사 출구에 세륜장을 설치해 공장에서 나오는 차량이 1차로 세륜을 실시하고, 회사를 나가기 전에 다시 세륜장을 통과하도록 하여 차량의 바퀴에 묻은 분진 피해가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쓰며 클린 환경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광양제철소 현황
바다를 매립해 조성된 광양제철소의 면적은 약 700만평 규모로 여의도의 7배 크기이다. 광양제철소의 연간 조강생산량은 2000만t으로 1t 정도의 쇠가 소요되는 자동차 2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강판을 매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광양제철소는 현재 조강생산량 2000만t 체제에서 2015년에는 25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청정에너지 개발사업, 신소재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매출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5조6000억원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원 수는 약 6100여명이며, 포스코패밀리사 직원을 포함하면 1만4000명에 이른다.
현재 광양제철소는 자동차용 강판을 전세계 100여개 회사로 수출하는 등 글로벌 기업답게 세계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고 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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