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공동체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들어온 지 200년이 넘었다. 그동안 천주교는 우리 사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다. 교육과 의료분야 등 한국의 근대화는 천주교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천주교는 사회정의에 앞장서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위로와 신뢰를 받고 있다.

광영동천주교(이종희 신부)도 20여 년의 성상을 맞이하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현재 광영동 성당을 섬기는 신자만 해도 35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광영동의 자랑은 우리먹을거리 운동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다는 사실과 소모임을 통해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소공동체는 일반신도들이 17개 구역을 나누어 나름대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례의 중심 미사
천주교의 의식을 전례(典禮)라고 한다. ‘전례'란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일'에 참여함을 뜻한다. 사람들의 구속주(救贖主)이고 대사제 (大司祭)인 그리스도께서 전례를 통해 당신 교회 안에서, 교회와 더불어 교회를 통해 구속을 위한 사업을 계속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행위인 전례는 교회의 행위이기도 하다. 교회에는 미사(Missa, 聖餐祭 성찬제)와 칠성사(七聖事,Sacrament)와 그 외에 전례가 있다. 전례의 중심은 당연히 미사이다. 미사 Missa(Mass)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제사를 재현하며, 최후의 만찬의 양식으로 그리스도가 친히 교회 안에 물려준 천주교회의 만찬 제사이다. 이 미사는 그리스도 신자 생활의 중심이며 원동력이다.

일곱 가지 성사(聖事)
신약 시대의 성사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우셨으며, 그것은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 성품성사, 혼인성사의 일곱 가지이다. 이 칠성사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요한 모든 단계와 시기에 관계된다. 성사들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을 탄생시키고 성장시키며, 치유하고 사명을 부여한다. 이 점에서 자연적인 생활의 단계들과 영적인 생활의 단계들은 어느 정도 유사하다. 물론 이러한 순서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순서를 따름으로써, 성사들이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며, 이 유기체 안에서 각 성사가 지극히 중요한 자신의 위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성체성사는 이 유기체 안에서 ‘성사 중의 성사’로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모든 성사는 마치 자신들의 목적을 향하듯 성체성사를 지향하고 있다.

농민을 위한 ‘되살이’ 매장 운영
광영동 성당은 되살이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 운동은 한마디로 농민을 살리는 운동이다. 현재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되살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신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물론, 되살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채소, 과일들은 유기농, 무공해 식품이다. 되살이 매장은 농민들을 살리고 신자뿐만 아니라 주민들 건강을 지키자는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농업이 자립 하지 않으면 경제자립도 있을 수 없다는 각성 하에 열심히 이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요즘 각종 농산물이 싸게 들어와 농가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신자들이 하나가 돼 우리 먹을거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광영동 성당 신자들의 입장이다.

박해 속에서 꽃피운 천주교
교회 창설부터 311년까지 로마제국이 그리스도교를 참혹하게 박해하다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개종함으로써 313년에 종교의 자유를 주었다. 392년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됨으로써 세계의 그리스도교화를 이루게 되는 데, 이를 고대 교회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중세교회 시대로 접어드는 데, 1054년에 콘스탄틴의 총주교가 천주교회의 교황권을 거부하여 동방 정교회를 세움으로써 서방 로마 가톨릭 교회와 1차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를 가리켜 흔히 암흑기라고도 부르는 데, 이 암흑기가 막을 내리자 다시 근세 교회(1500~1965년)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이 시기에는 1517년 천주교 신부인 루터를 비롯한 종교 개혁자들이 로마 교황권에 반대하고 이탈하여 개신교 (改新敎 Protestantism) 를 세우므로 로마 가톨릭 교회는 천주교와 개신교로 2차 분열된다. 그리고 마침내 교황 요한 23세(1958~1963)는 교회의 현대세계에 대한 적응을 목적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를 소집한다. 교회는 안으로 자각과 밖으로 개방을 목표로 ‘아조르나멘토'(적응-개혁과 쇄신)란 담대한 표어를 내걸면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인류 구원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거듭나는 성당으로

이 종 희 광영동성당 신부

광영동 성당에 대해 간략하게 말해 달라
광영동 성당(이종희 신부)은 광양제철소가 생기면서 광양에서 분가한 성당인데, 1983년 3월에 동광양지역 공소미사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1989년 10월24일 성전부지를 매입했고, 1990년 7월에 조립식 가건물을 완공해 첫 미사 봉헌을 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199년 7월에 현재의 본당을 축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벌써 본당 설립 20주년이 됐다고 하니 감개무량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번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신자들이 하나가 돼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먼저 지금까지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모든 신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사실 예전에는 젊은 신자들이 정말 많았지만 20여년의 성상을 보내고 나니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3600여명 정도의 신자들이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중마동으로 분가하기 전에는 5000여명이 넘었을 때도 있었다. 어쨌거나 이번 2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거듭나는 성당으로 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데 앞장서도록 하겠다.

주임 신부의 임기는 몇 년이며, 교리는 어떻게 받는가?
주임신부 임기는 보통 4년이다. 혹자는 너무 짧지 않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물리적인 시간보다 질적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그리고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교통을 나누기 때문에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그래서 4년이 가장 적당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교리공부는 1년에 4차례 정도실시 하고 있다. 10여명 정도만 되면 바로 교리를 시작한다. 함께하는 여정팀이 교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8개월 정도 천주교에 대한 공부를 마친 후 세례를 받는다.

개신교에 비해 제사에 대하여 관대하다고 하는데
인(仁)을 핵심으로 하는 유교는 효(孝)를 통해 인을 실현하며 모든 덕의 근본을 효라 한다. 이 효에 의해서 사람됨을 평가한다. 효의 정신은 생명을 준 부모와 선조께 감사의 보답을 드리는 데 있다. 이 효도는 부모 생시뿐 아니라 사후에도 계속 이어간다. 중용에 보면 ‘죽은 이 섬기기를 산 이 섬기듯이'하라고 했다.

제사는 생명의 근본에 보답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을 생시와 같이 공경하는 효도의 증표다. 그러므로 유교의 조상 제사는 복을 구함에 있지 않다. 자녀로서 부모와 선조에게 보본(報本)과 보은(保恩)의 효를 계속 실현하는 데 있다. 조상 봉제사(奉祭祀)에 대해 천주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미신이 아닌 관습을 그대로 허용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한다. 귀신을 신(神)처럼 숭배할 수 없으며, 길흉화복은 조상의 영혼이 주관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죽은 후 조상의 영혼[귀신]이 살아서 배회한다든지, 음식으로써 그 영혼을 공양한다든지, 또는 제사 때에 일시적으로 강생하여 제물을 즐겨 먹고 축복 해 준다고 여기는 것은 오직 상상(想像)일 뿐이다. 살아생전에 닦은 행실에 따라 하느님 앞에서 천국 혹은 지옥 그리고 연옥 (煉獄:천국에 가기 전 단련 받는 중간 처소)의 심판을 받는다. 교회는 천국에 들지 못하고 연옥에서 보속(補贖)하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권한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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