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찾아온 백호 호랑이 경인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알찬 신년계획을 세워놓고 올해만큼은 꼭 이루리라 결심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다고 건강관리까지 건너뛸 수는 없는 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음식을 적절히 활용하면 입맛을 살릴 수 있고 건강을 지켜나가기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2010년 월별 약선(藥選)음식을 체크해 올 한해 가족들의 건강을 챙겨보자.

1월과 2월은 굴, 오곡밥이 최고 영양식
1월은 바다의 보석이라 불리는 굴이 최고다. 굴은 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가 영양이 가장 많다. 따라서 지금이 제철이다. 이 시기의 굴은 각종 비타민을 비롯해 철분, 요오드, 인, 칼슘, 망간 및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굴은 소화 흡수가 잘 되고 여러 장기의 기능을 촉진시켜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 허약체질 등에 더없이 좋은 영양식으로 꼽힌다.

한편 2월은 정월대보름이 있는 달이다. 따라서 오곡밥이 제격. 한국 전통의 찹쌀, 차조, 붉은 팥, 수수, 검은콩 등 5가지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은 밥상 위의 종합영양제라 불린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며 맛은 달아 소화기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구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노란 차조는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고 수수는 몸 안에 쌓인 습기와 열기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또 콩은 오장(五臟)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준다.

3월, 4월은 춘곤증을 예방하는 봄나물과 어린 죽순이 최고
3월은 누구나 나른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따라서 춘곤증을 풀어주는 봄나물 섭취를 권한다. 봄바람을 타고 향긋하게 번지는 봄나물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활력을 주는 영양제다. 냉이, 두릅, 달래, 씀바귀, 민들레 등이 대표적이다. 냉이는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 철분, 비타민A 등의 성분이 많아 춘곤증 예방에 좋다. 또 동맥경화와 간에 지방이 끼는 것을 막아주고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이른 봄 밥맛이 없고 피로가 심할 때나 숙취에 시달릴 때 먹으면 좋다.

4월은 그야말로 겨울 내내 땅의 기운을 받고 있던 싹들이 힘차게 솟아 오르는 계절이다. 어린 순이 최고 음식인 계절. 불로 회춘의 묘약이라 불리는 죽순은 40∼50㎝ 자랐을 때 가장 맛있다. 죽순은 단백질과 비타민B, C, 무기질, 섬유질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5월, 6월은 속이 꽉 찬 완두와 어느 음식과도 궁합이 맞는 양파의 계절
5월은 알알이 꽉 찬 연두색의 완두콩이 매력인 계절이다. 여느 콩과 마찬가지로 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죽, 된장, 간장, 떡과 과자의 고물로도 이용된다. 완두의 주성분은 당질이다. 어린 꼬투리에는 단백질과 비타민A, B, 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어릴 때 껍질째 삶아 먹어도 좋다. 이뇨작용이 뛰어나 몸에 부기가 있거나 소변 보기가 어려울 때 먹으면 좋고 위장이 나쁘거나 설사가 날 때도 좋다. 기미가 꼈을 때 완두를 가루로 만들어 바르면 기미가 없어지고 얼굴도 윤택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6월은 겹겹이 싸인 양파로 건강을 챙기자. 어느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 양파는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동맥경화를 막으며 소화기능을 촉진하는 효능이 뛰어난 식품이다. 또 살균, 이뇨, 거담, 항염작용도 탁월하며 심장병, 동맥경화, 고혈압 등 순환기계통의 질병예방과 치료는 물론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몸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의 경우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오히려 열기를 북돋워 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7월, 8월엔 보기만 해도 더위가 가시는 수박이 최고
7월은 더위까지 녹여주는 수박이 최고다. 한의학에서 '서과(西瓜)'로 불리는 수박은 답답하면서 목이 마른 것을 풀고 더위의 독기를 없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속을 편안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배뇨를 돕는 식품으로 꼽힌다. 소음인에게 좋은 양파와 달리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특히 이롭다. 여름에 갈증이 많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소변량이 줄어 색이 진하면서 피로를 많이 느낄 때 수박을 먹으면 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또 8월은 옥수수로 몸을 보하자. 찌거나 구워서 먹고 다른 잡곡과 섞어 잡곡밥으로 먹기도 하는 옥수수는 태음인에게 특히 유용한 식품이다. 옥수수는 땀을 많이 흘리고 피로가 쌓여 몸이 무겁게 느껴질 때 차로 끓여 마시면 몸이 한결 개운해진다.

9월은 웰빙푸드라고 불리는 고구마, 10월은 밤의 계절
9월은 21세기 웰빙푸드라 불리는 고구마가 출하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고구마는 각종 암과 성인병 예방, 노화방지,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받는 이 시대 최고의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고구마의 비타민B1은 당질의 분해를 도와 피로회복에 좋고, 식물성 섬유는 변비, 비만, 지방간, 대장암 등을 예방,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10월은 가을철 보약 밤을 먹자. 머율자(栗子)란 약명을 가진 밤은 따뜻한 기운과 퍼져나가는 기운, 즉 '호산지기'(呼散之氣)가 많아 특히 장 기능이 약한 태음인에게 좋다. 밤은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밤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에 좋다.

11월, 12월은 은행과 마가 건강식으로 꼽힌다
11월은 호흡기 건강지킴이라 불리는 은행이 제철. 백과(白果)란 한방 용어로 불리는 은행은 불에 살짝 구워 독성을 죽인 다음 복용해야 한다. 동의보감은 은행의 효능에 대해 “폐(肺)와 위(胃)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해서 천식과 기침을 멎게 한다”고 전한다. 또 은행잎을 헝겊에 싸서 집 안에 두면 바퀴벌레 등의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하며 책갈피 사이에 은행잎을 끼워두면 책벌레가 서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2월은 산삼에 비유되는 마를 챙겨 먹자. 마는 기력을 더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 특히 마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환자들에게 이롭다. 또 기억력을 증진시켜 학습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마의 식이섬유는 장내의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장 환경을 좋게 하고 병원성 대장균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 마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알로에의 4배, 포도의 6배 이상이다.

채식주의 식단의 장점과 단점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육류, 우유 등 각종 낙농제품의 판매가 뚝 떨어지고 유기농 야채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채식 열풍이 불자 일부에서는 지나친 채식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을 걱정하기도 한다. 채식의 장단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채식만 하면 영양 불균형 올 수도
우리 주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채식만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채식만 하는 사람들은 지방 섭취량이 적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보통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낮고 심장병 발생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 발생율도 낮다고 한다. 그러나 채식만을 고집할 때 생기는 문제점도 있다. 어린이가 채식만 한다면 칼슘과 비타민D의 결핍으로 뼈가 약해지는 골연화증이 생긴다. 또 채식 식단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단백질 부족 증상이다.

특히 아미노산인 리신, 트립토판, 메치오닌 등이 결핍되기 쉽다. 이외에 결핍되기 쉬운 것으로는 비타민B12, 비타민D, 리보플라빈 등이 있으며 임산부는 철분이 부족할 수 있으니 별도의 철분을 추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채식만 할 경우 일부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들을 따로 보충해주어야만 영양상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지나치면 독, 음식을 적절하게 균형 유지해야
육식은 충분한 에너지, 충분한 단백질, 인간의 신체 활동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인 칼슘, 철분 등의 풍부한 공급원이며 채식은 현대인의 무절제한 육식의 과다섭취에서 몸이 갑자기 비만해지거나 성인병이 발생한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따라서 육식, 채식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게 되므로 지나친 육식, 지나친 채식의 선호 현상은 피해야 하며 채식으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를 육식을 통해 상호 보완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 해도 지나치면 해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음식의 섭취는 소모되는 신체의 구성성분을 재생시키는데 사용하고 활동하는 신체기능을 원활하게 운용하는데 필요하다. 이러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가능하면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편중되지 않고 균형되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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