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거리는 성탄절 분위기로 떠들썩하다. 그래야 연말 분위기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가는 시간이 아쉬워 그럴 게다. 그런다고 세월이 가지 않을까만, 필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한자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꼬마들에게 산타모습을 하고 찾아갔다. 역시 아이들답게 아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신까지 덩달아 흐믓했다.

나는 먼저 산타가 실재하는지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다수의 아이들이 있다고 대답했다. 물론, 아직은 어려서 그랬겠지만 그래도 ‘동심은 역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묻는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다. 산타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씩 사실과 진실을 혼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사실과 진실은 엄연하게 구분이 된다. 사람이 살다보면 사실 보다는 진실 편에 서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어머니가 자식을 살리기 위해 하는 거짓말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다. 그래서 사실이냐 진실이냐를 놓고 고민 할 때는 당연히 진실 편에 서야 하는 법이다.

진리는 사실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해결 되지 않고 있는 용산 참사도 그렇다. 법은 사실에 따라 판결을 내리겠지만 인간의 정서는 진실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지만 진실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물론, 법이 눈물 편에 선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때로는 그럴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법률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며칠 있으면 아기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다. 낮은 자를 위해 이 땅에 온 그분의 뜻을 한 순간이라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너무 비대해진 교회를 보고 있노라면 크리스마스는 글쎄마스(?)가 된 것 같아 못내 아쉽다. 필자만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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