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균 본지 발행인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시 통합문제가 압도적인 광양시의 반대로 일단은 무산 됐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광양은 더 큰 밑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될 부담감을 갖게 됐다. 그렇지 않다면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난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소모된 후유증을 빨리 털고 새로운 광양의 비전을 향해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유야무야 시간만 보낸다면 명분 없는 반대라는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이다.

현재 광양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빠른 시일 내에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이다. 언제까지 제철소 하나만 믿고 목을 맬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함평이라는 조그마한 군이 국내를 넘어 세계까지 뻗어가고 있음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변변하게 내세울만한 관광 인프라가 거의 없는 고을이 어떻게 그처럼 유명하게 됐는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함평군수를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쏟고 군민들의 하나 된 믿음이 신성장 동력을 찾게한 원동력이었다. 조만간에 함평은 나비를 넘어 다시 악어(鰐魚)라고 하는 기상천외한 관광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광양도 신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갈대만은 순천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광양 동천을 따라 광양만 바닷가로 내려가면 순천만 못지않은 갈대밭이 아름답게 조성돼 있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 자연조건을 관광상품화 시키느냐 하는 점이다. 요즘은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시대인데 현재 있는 자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리라. 그리고 인구 30만 유치를 위해서도 꾸준한 홍보와 설득이 필요하다. 적어도 그 정도 인구는 갖추고 있어야 도시 성장 발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남해안권 발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시점이라 광양시가 남해 하동 등의 중심 도시로 부각될 수 있도록 경제는 물론, 도시 규모를 하루속히 키워가야 한다. 광양은 항만까지 갖추고 있어서 얼마나 유리한지 모른다. 조만간에 이순신 대교가 개통이 되면 광양은 또 한번 여수와 순천과 남해안을 아우르는 중심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이점을 선점하기 위해 도시규모를 키워 놓아야 하는 것이다.

현재 기간산업의 지식과 기술 밀도를 높이기 위해 2010년까지 14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광양만권 u-IT연구소와 광양항 3-1차 4선석 준공으로 16선석을 갖추고 세계 20위권의 항만으로 도약할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인구는 답보상태에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도시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어 향후 광양 도시규모도 빠르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산발적인 투자 보다는 제대로 된 도시 하나를 만드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때 예산은 예산대로 집행하면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배후에는 정치적인 측면이 많이 있지만 이제는 보다 큰 틀을 가지고 광양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특히 반가운 것은 매경이 실시한 지역경쟁력 평가에서 광양시가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평가는 행·재정 및 공공자본, 인적자원, 생태·안전, 인프라 및 생산성, 세계화 등 5개 분야에서 총148개 지표를 계량화해 전국 230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1차 평가를 실시해 선정한 만큼 공신력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흔히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했다. 비록 광양시가 안팎으로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서로 힘을 모우고 지혜를 모운다면 틀림없이 광양이 남해안 중심권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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