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충 환 평화제일교회 목사

올해는 3·1구국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9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일합방 이후 일본의 부당한 침략에 항거하는 의병, 열사들이 각지에서 일어나 독립운동에 나서자 총독부는 가혹한 핍박을 자행하고, 한편으로는 고유문화의 말살, 경제적 지배의 철저화로 우리 민족이 다시 일어날 기반을 없애려고 애썼다.

민족 자본가는 회사령(1910)으로, 농민의 경우 토지조사사업(1910~18)으로 토지를 빼앗기고 빈농, 소작농으로 전락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도시로 몰려든 노동자들은 일본인 노동자에 비해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비인간적 대우, 민족차별 등으로 극악한 환경 속에서 살게 되었다. 이처럼 식민통치 10년 동안 자본가, 농민, 노동자 등 모든 사회구성 계층이 식민통치의 피해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입음으로써 우리민족의 정치, 사회의식이 급격히 높아져갔고, 미국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함에 따라 이 기회를 이용한 지식인, 종교인들이 불길을 댕기자 항일민족운동은 삽시간에 거족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갔다.

손병희를 대표로 해 천도교, 기독교, 불교의 지도적 인사로 구성된 민족대표 33인은 고종황제의 인산(因山-황제의 장례식)이 3월3일로 결정되자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모일 것을 예측하고 3월1일 정오를 기해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시위운동을 펴기로 했다. 각 지방에도 미리 조직을 짜고 독립선언서와 함께 운동의 방법, 날짜 등을 전달했다. ‘독립선언서’와 ‘일본정부에 대한 통고문’등은 최남선이 기초하고 인쇄는 천도교측이 맡았다.

민족대표 33인은 3월1일 오후 2시 정각 인사동의 태화관에 모여 한용운이 ‘독립선언서’의 낭독을 끝내자 만세삼창을 부른 후 경찰에 통고하여 자진 체포당했다. 한편 탑골공원에는 5천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를 부른 후 시위에 나섰다.

총독부는 비무장 평화적 시위를 벌이는 군중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가해 수많은 사람이 학살, 부상, 투옥되는 참사가 벌어졌으며, 민족대표를 위시한 지도자 47명을 내란죄로 기소했다. 이 거국적인 독립운동은 일제의 잔인한 탄압으로 비록 많은 희생자를 낸 채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대내외적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선명히 드러내고, 우리 근대 민족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3,1운동 이후 우리민족은 독립에 대한 열화(熱火) 같은 각성에 의하여 독립항쟁이 조직화되고 많은 우국선열들이 뜻을 모아 상해임시정부를 조직하고 광복군을 창설하는 등등의 독립활동이 이어져 오늘에 우리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에 우리나라가 내우외환을 격고 있다. 외적(外的)으로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정중하고 진심어린 사죄와 정당한 보상도 없이 오히려 독도영유권과 역사교과서 왜곡이 우리국민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으며, 중국은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한국의 고대사를 중국에 편입해 우리를 중국의 변방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적으로 역사교과서 수정파들의 장난질이다. 어떤 그룹에서 만든 역사교과서에 상해임시정부 주석인 김구선생이 중국에서 테러분자로 활동하다가 임정의 주석이 되었다는 해괴망측한 이론으로 상해임시정부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성립된 것이라고 헌법전문에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대권에 도전 하겠다는 어떤 도지사는 ‘일본식민지가 근대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가져왔다’고 망발을 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가 3,1운동정신의 결여로 민족은 없고 개인만 있는 반민족적 행태를 보이기에, 이런 식이라면 이순신 장군을 해적으로 표현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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