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덕 순천대 교수

인류문명은 강에서 태동하여 바닷길을 통해 발전하였다. 즉, 세계문명의 중심에 있던 국가들의 대부분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해양 국가들이었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명국가를 들여다보면 흥미롭게도 바다 경영을 잘한 나라는 흥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쇠하였다. 대부분의 해양 도시는 상업, 무역, 물류, 문화의 중심지였다. 즉,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는 항만을 끼고 있고 항만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상업, 무역, 문화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싱가포르, 홍콩, 로테르담, 함부르크, 뉴욕, 고베, 상하이 등이 그러한 예이다.

고혈압, 동맥경화, 뇌경색 등과 같은 질환은 혈관을 통한 혈액의 흐름이 장애를 받는데서 발생한다. 기업이건, 국가이건 간에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막힘없는 물자의 흐름’이다. 글로벌 물자흐름의 대부분은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경우는 99.7% 이상이 바다를 통해 무역이 이루어진다. 바다 운송의 처음이자 끝이 항만이다. 즉, ‘막힘없는 물자의 흐름’의 혈관과 대동맥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항만인 셈이다. 이러한 항만을 중심으로 해운, 조선, 무역, 금융, 관광, 문화 등 관련 산업이 육성되어 도시경쟁력이 제고된다.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다. 올해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들의 성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며,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더욱 어려워져 하반기 회복도 힘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경제 침체에 따른 저성장과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항만물류산업 또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해운 물동량이 급감하는 등 항만물류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와 희망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피터 듀런드 덴마크 코펜하겐 교수는 문화가 갖는 경제적 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컬쳐노믹스(Culturenomics)를 강조했다. 즉,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를 먼저 알아야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대에서는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지방특성과 문화에 맞는 산업이나 과학기술, 교육을 유치하여 지역특색에 맞게 발전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양만권 지역특성과 문화에 맞는 핵심 산업은 철강산업 및 석유화학산업을 지원하는 항만물류산업이다. 항만물류산업은 광양만권 지역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한다. 즉, 항만물류산업을 바탕으로 도시의 매력을 만들어,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함을 의미한다. 항만노믹스(Portnomics)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슬기로움을 통해 매력적인 ‘항만물류도시 광양’의 확고한 입지를 다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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