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옥 조선대경영대학원장

요즘 등산객이 무척 늘고 있다고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 아주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너무 많다. 어느 산이나 정상이 있다. 거기에는 산에 오른 사람만이 느끼는 희열이 있다. 그 희열을 얻기까지는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 땀은 정상으로 가는 대가를 치러야하는 고귀한 것이다.

필자는 산에 오를 때면 올라온 길을 돌아보곤 한다. 점점 새로운 모습들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변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 발 한 발 내딛었던 결실에 내 자신이 대견스러워진다. 티끌모아 태산이라 했던가! 모든 것은 이렇게 얻어지는 것을 배우게 한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평범한 진리는 산을 오르는 사람이 아니면 맛 볼 수 없다. 역시 멀리 보려면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백 미터 만큼의 산에 오르면 백 미터 만큼의 시야밖에 못 본다. 천 미터의 산에 오르면 천 미터의 지평이 눈앞에 펼쳐진다. 낮은 곳에서는 멀리 볼 수가 없다.

이제 산이 가르쳐주는 가르침을 따라 세상을 멀리 보기 위해 정신적 등산을 해야겠다. 내 인생을 멀리보고 이 사회와 나라의 앞날을 바라보고 역사의 내일을 위해서 우리는 정신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나와 내 가족만 보고 내 지역만 보이는 낮은 곳이 아니라, 동료와 다른 가족 그리고 타 지역의 아픔이,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 지위가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함을 말한다.

사회적 지위는 높지만 정신적 지위는 매우 낮은 사람도 많이 있다. 그 반면에 비록 사회적 지위는 낮으나 정신적 지위가 높은 사람도 많다. 전자의 눈에는 사리사욕이나 지역이기주의만 보인다. 후자의 눈에는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치 있게 여기고 거기에서 가치를 찾는다. 그래서 진리가 보이고 이상이 보인다. 사(私) 보다는 공(公)이 보이고 이(利) 보다는 의(義)가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 모두에게 정신적 등산을 제의한다. 사실 산이 주는 더 큰 가르침은 산을 올라 갈 때 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산은 내려 올 때 다치면 큰 사고가 난다. 인생도 내리막길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다.

높은 지위에 오르신 분들은 내려오실 때를 조심해야 할 일이다. 명심보감에 이런 구절이 있다. “복이 있다고 해서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 한 후에는 몸이 빈궁하게 될 것이요, 권세가 있다고 해서 다 누리지 말라. 권세가 다 한 후에는 원수를 만나게 될 것이니” 그렇다. 인생은 짧다. 하물며 잠깐 쥐고 있는 권세가 얼마나 가겠는가.
그래서 인의(仁義)를 널리 베풀라고 했던 것이다. 혹시 정상에서 내려오는 중이라면 꼼꼼히 살피고, 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중이라면 내려올 것을 염두에 두라. 올해는 그렇게 지혜롭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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