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직접 운영권 행사…친환경농산물 다수 외지에서 반입

광양시가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초ㆍ중ㆍ고교에 급식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가운데 시와 수의계약 맺은 특정 업체와 개인 납품 업체 간에 충돌이 일고 있다.

2004년 전남도는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식재료 구입비의 30%를 학부모가 부담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나머지 70%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비는 ‘친환경인증 쌀’이나 ‘친환경 농산물’, ‘품질인증 고기’ 등을 구입해 학교 급식에 올릴때만 사용하도록 돼 있으며, 지원 첫해에 식재료의 6%를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한 데 이어 2005년 30%, 2006년 50%, 2007년부터는 100%를 지원하는 등 점차 규모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도 30%이상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토록 하고 있다.

이에 시는 식재료 지원비로 시비 70%와 도비 30%를 합해 지난 2004년 1억3,000만원, 2005년 16억, 2006년 26억, 2007년 33억을 지원해 왔으며 올해 지원 규모는 32억원에 달한다. 공급업체는 축협, 농협, 원협 등으로 시가 직접 운영권을 갖고 학교급식심의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의계약으로 선정한다. 각 학교는 선정된 업체를 통해 식재료를 구입하고 시가 계약업체에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들 업체 선정은 친환경농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관내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촉진으로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한다는 취지지만, 대부분의 식재료는 외지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공급가격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와 식재료 공급 계약을 맺은 A업체의 축산물 납품을 한 예로 들면, 현재 A업체는 순천의 모 육류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는데 이 업체에서 학교에 공급되는 친환경 돈육 후지의 경우 1kg당 8,000원으로, 다른 업체가 직접 학교에 공급하는 같은 종류의 돈육 가격인 6,800원과는 가격차가 있었다.

A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납품 가격차에 대해 “학교 공급 가격은 임의로 정하는게 아니라 학교급식심의위원회가 조정한 최저가에 의해 결정된다. 각 학교별 예산과 영양사들의 시장조사 차이도 있어 이러한 가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다음 단가 결정에서 이러한 점을 반영해 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산지 출하 가격과 학교 납품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또 관내에서 출하되는 친환경농산물은 모두 유통하고 있지만 품목에 한계가 있고 학교별로 요구하는 품목이 다양하다보니 외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A업체는 품목별 출하가와 납품가에 대해서는 영업에 민감한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관내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B업체 관계자는 “운영권을 학교에 주고 시는 관리감독 해야 하나 시가 운영권을 갖고 수의계약해 특정업체에 부당한 이익을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A업체 관계자는 “시가 지원하는 친환경농산물은 모두 이곳에서 유통관리하나 나머지 자부담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각 학교가 개별 구매하기 때문에 오히려 투명성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의견 차를 보였다.

한편 각 학교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이 공급업체 출하량과 비교했을 때 원활한 조달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전남도내 친환경 돼지 사육농가는 총 10곳, 하루 출하량은 65두인데 1두당 납품 가능량인 63,000g을 기준으로 한다면 65두에서 나오는 총량은 409만5,000g 정도다. 이는 도 전체 학생수 587,732명과 비교했을 때 학생 한명당 6g에 불과한 양을 공급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공급되는 양은 출하량의 5배 이상인 것으로 보여진다.

해남과 순천, 광양 지역 학교에 공급되는 축산물의 경우 해남의 한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돼지 사육농가가 납품하고 있으나 이곳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돼지는 5두 정도에 불과해 공급용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세 지역 학교가 모두 친환경 축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생산자 출하량과 학교 공급량이 일치하는지와 출하가와 공급가 차이 등을 조사해야 하나 정확한 데이터가 없고, 학교에 납품되는 농산물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없어 인증마크만 갖고 아이들이 먹는 농산물이 진짜 친환경농산물인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지원과 인식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실정에서 시가 그동안 친환경 농가를 얼마나 육성했는지 궁금하다. 공급원은 부족한데 A업체의 친환경농산물만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지역 상권과 농가를 죽이는 일이다”며 “지역 농민들의 소비 촉진과 학생들의 건전한 식단을 위한 이러한 사업이 식재료 공급업체의 부당한 이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운영의 투명성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식재료 지원 규모에서는 공급 단가의 거품을 빼고 이러한 수익을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들을 위해 써야하며 또 아이들이 올바른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는지 시가 나서서 관리감독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주현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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