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두산으로 변신을

올해로 창립 112주년을 맞는 두산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구조조정에 착수해 2000년까지 옛 주력 계열사(OB맥주, 코카콜라, 3M, 코닥, 네슬레 등) 지분을 잇따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뒤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공업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2000년 3조8000억원 수준이던 그룹 매출이 지난해 18조원(잠정치)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을 이뤄냈다.

2005년 말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오히려 득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해외에서 인수한 기업에도 대부분 ‘책임경영’ 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15년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90% 이상’이라는 확고한 목표을 세우고 ‘글로벌 두산’으로 또 한번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8년 내에 내수시장의 매출 기여도를 10% 이하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가 주목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 국내기업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49억달러를 들여 밥캣 등 미국 잉거솔랜드의 3개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밥캣을 디딤돌로 삼아 2012년에는 건설기계 분야에서 매출액 120억달러를 달성해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1차 목표다. 밥캣은 미국과 유럽의 소형 건설장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각각 38%, 43%에 달하고, 지난해 매출액도 29억달러(추정치)에 달한 알짜 기업이다.

두산그룹은 소형 건설장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밥캣 등 3개 사업 부문과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대형 건설장비를 접목하면 완벽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건설장비 시장에서 3500여 개 딜러망과 20여 개 생산공장을 확보한 것도 큰 수확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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