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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광양시를 움직이는 여성유도회 이정순 회장전통 윤리 의식 받들고 따뜻한 공동체 만드는 데 앞장 행복한 여성이 가정과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3.07.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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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여성유도회장을 맡아 소리 없이 봉사하고 있는 이정순 회장을 지난 수요일 향교에서 직접 만났다. 이날 역시 전통제례음식 강좌를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향교 식당에 들어서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전통 요리 강좌에는 전직 여성유도회장을 비롯해 간부들과 수강생들이 요리강습을 마치고 음식을 시식하고 있었다. 

유도회에 대해 한 마디 해 달라
유도회는 1964년 유도정신(儒道精神)에 입각한 회원의 조직을 통해 도의천명(道義闡明)과 윤리를 실천하고, 수제치평(修齊治平)의 대도(大道)를 선양하여 사회 질서를 순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조직이다. 유림의 분류로 인해 활동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1970년 전국유림총회에서 다시 결성되었으며, 여성유도회는 1975년 유도회의 산하 기구로 창립된 조직이다.

여성유도회는 사서(四書)와 같은 유교 경전과 예절 교육을 통해 여성으로 하여금 대외적인 사회 활동에 있어서는 전통 윤리 의식을 고취 시키고, 대내적인 가정생활에 있어서는 자녀를 바르게 기르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1984년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성유도회원들이 주로 하는 일은?
집안에서 어머니들 하는 일이 그렇듯이 여성유도회 역시 각종 크고 작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석전대제는 물론 광양시 고로쇠 약수제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또한 지역의 어려운 가정을 찾아 살피는 일을 비롯해 지역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광양향교 여성유도회는 회장을 비롯해 고문 5명, 부회장 2명, 총무 1명, 감사 2명, 그리고 회원 4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광양에 사는 30세 이상의 여성이며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여성유도회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매주 수요일마다 오정숙 요리 명인을 모시고 요리강습을 하고 있다.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역시 먹는 프로그램이 제일 즐겁다. 일단 요리가 끝나면 바로 시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요리 강좌를 준비하게 된 것은 시대의 변천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다. 이제 음식은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함을 넘어 멋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예술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리강좌를 실시하게 되었다. 특히 요리를 하면서 함께 대화하는 것도 즐겁지만 시식할 때는 더 즐겁다. 하하하. 

다른 강좌는 없는가?
현재 서예, 국악, 요리, 한문반, 서당반, 한시반 등 여섯 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향교 전교님들과 또 초빙된 선생님들이 진행하고 있는데, 모르는 것을 배우는 즐거움도 크지만 서로 교제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나이가 들어가다 보면 자꾸 마음이 위축되기 쉬운데 이렇게 향교에 나와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큰 보람이 되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강좌하는 수업도 있다. 이날 요리를 마친 한 회원은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 스마트폰을 배우러 갈 시간이라며 서둘러 식당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 회원은 “스마트폰을 공부하고 나더니 기술이 많이 늘어서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까지 따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우리도 한 번 배워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부럽다는 듯이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살아온 삶을 간단하게 말해 달라
중마동 와우마을이 내 고향이다. 그 시대 여성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나 역시 결혼하기 전까지 집안일을 거드는 데 힘을 보태야 했다. 특히 겨울에는 김을 했는데, 김할 때 가장 많이 필요한 게 바로 물이었다. 그래서 하루에 50동이 물을 이고 나르는 것이 기본이었다. 심지어 어떤 날은 저녁밥 먹을 때까지 물을 길어 날라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지금의 남편(현 광양문화원 김종호 원장)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중매로 결혼을 했는데, 막상 결혼을 해서 시댁에 들어가 보니 시할머니도 살아계셨기 때문에 끼니때마다 밥상을 세 개씩 차려야 했다. 하지만 힘든 줄을 전혀 몰랐다. 시부모님들이 며느리인 나를 사랑으로 아껴주셨기 때문이었다. 시어머니는 장한 며느리상을 받을 정도로 자상하셨다. 내가 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고생한다면서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셨다. 대부분 고부간의 갈등을 겪게 마련이지만 나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9년 만에 분가해서 살았는데, 당시 분가한다는 소식에 시아버지께서 큰손자를 자신의 품에 꼭 끌어 앉으시며 그렇게 분가를 해야겠느냐고 말렸을 정도였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자 이제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자는 생각이 들어  광양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을 맡아 12년 동안 봉사를 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들이 사회 활동을 한다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지만, 여성들이 나서야 내가 사는 마을이 더 행복한 마을이 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앞장서서 봉사를 했던 것이다. 

여성유도회원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들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가정이 건강해야 내가 몸담고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만큼 여성유도회원들이 우리지역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미래 사회는 물리적인 힘의 사회가 아닌 여성친화적인 사회로 진화되어 가고 있는 만큼 여성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비록 뒤에서 조용히 내조를 하는 유도회원들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내가 사는 공동체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그리고 여성유도회는 광양시에 거주하는 30대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입회가 가능하다. 입회조건은 입회비 5만원(단 한번만)에 월 회비는 따로 없고 1년에 10만원만 내면 된다. 회비도 서로 모여 식사를 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이녁들이 다시 쓰는 셈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함께 일을 하다 보면 정신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여성유도회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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