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철’이라는 재료 속에 녹인 스틸아트 미술관
하늘을 걷는 ‘스페이스워크’가 바로 옆에 있어 미술관 투어의 덤도 누릴 수 있어
 

문화인프라가 취약한 광양에 전남도립미술관이 문을 연지 1년이 지났다. 도립미술관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개관 특별전을 비롯해 이건희 컬렉션 전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귀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광양경제신문은 전국의 주요 도,시립 미술관을 돌아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그동안 문화 향유기회가 부족했던 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여섯 번 째로 포항시립미술관을 소개한다. 
<편집자 主>

광양에서 포항까지 네 시간 남짓, 출발할 땐 언제가나...했지만 가을바람을 가르며 사목사목 가다보니 도착이다.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가까운 거리가 결코 아니다. 제철소가 각 도시에 들어서기 전이던 50여년전에는 지도에서나 겨우 찾을 수 있던 동네가 아니었을까 싶다.
‘산업의 쌀’ 이라고 부르는 ‘철’을 생산하는 두 도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욕구 충족을 위한 인프라도 많이 늘었을 것이다.
태풍 힌남노가 포항제철소를 삼키다 시피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정상가동을 위해 복구중이라는 소식에 한가로이 미술관 취재를 한답시고 가는 것이 좀 ‘거시기’했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취재약속을 했기에 가야 했다. 
2006년 11월 15일 착공, 2009년 12월 22일에 개관한 포항시립미술관은 환호공원 내에 있으며 지상2층, 지하1층, 연면적 5,658㎡, 전시실(5개실, 971㎡), 수장고(2개실, 681㎡)를 갖췄다.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순회전 ‘미술로, 세계로’ 전시가 열린다. 
‘미술로, 세계로’ 전은 포항시립미술관 전시에 앞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국제미술 소장품 기획전으로 개최 되었으며,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전역을 아우르는 해외작가 87명의 조각, 회화, 판화, 드로잉 등 95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작품 감상을 마친 후 건물 밖으로 나오면 포항이 철강 도시임을 상징이라도 하듯 ‘숙원’, ‘지혜의 문’ 등 철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을 비롯한 20여개의 야외소장품들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철’이라는 재료 속에 상징적으로 녹인 스틸아트를 통해 ‘삶 속에서 예술이, 예술 속에 삶’이 녹아드는 신철기 시대(neo-iron age)를 열어가는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관람객을 위한 전시관 전시 뿐 만 아니라 시내에 마련한 별도의 공간에서 ‘오감鐵哲, 포항스틸아트 공방(Pohang Steel Art Workshop)’을 운영, 포항의 문화적 코드인 스틸(鐵, steel)을 매개로 금속공예 생활소품과 주얼리 소품을 직접 만드는 시민 공작소를 운영한다.
무엇보다 포항시립미술관의 최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완공해서 포항시에 기부한 초대형 설치작품 ‘스페이스워크’가 바로 옆에 있어 어렵지 않게 가볼 수 있으므로 미술관투어에 ‘덤’을 얻는 셈이 된다.
영일대 해수욕장과 포항제철소, 포항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하늘을 걷는 신비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스페이스워크’는 이미 전국의 관광 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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