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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을 울려서 상대방의 정체를 드러낸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08.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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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가끔씩 우회로를 택해 상대방을 깨우치게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부하가 잘 못했을 때 잘못한 부하를 직접 나무라지 않고 바로 위 상사를 나무라는 식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잘못을 범한 부하는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다음에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데  타초경사라는 고사가 그렇다.

이 고사는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직접 잘못을 범한 사람보다 그 주변 사람을 혼내서 당사자를 깨닫게 하는 비유로 종종 쓰인다. 원 뜻은 뱀을 찾아내어 잡는 것이 그 목적으로, 뱀을 잡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놀라는 척하며 풀밭을 두드리라는 것. 즉, 변죽을 울려서 상대방의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술인 셈이다.

마오쩌둥[毛澤東]도 이 고사를 활용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반대세력을 확실하게 제겨하기 위해 명방운동(鳴放運動)을 펼쳤다. 이 운동은 '온갖 꽃이 함께 피고 많은 사람들이 각기 자기 소리를 낸다‘는 '백화제방 백가쟁명(百花齊放 百家爭鳴)'이었다.

그러자 자유로운 사상을 꿈꾸는 많은 학생과 지식인들이 그 말만 믿고 기탄없이 자기 색깔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자 마오쩌둥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지식인들과 학생들을 체포, 정풍운동(整風運動)이란 명분 아래 대거 숙청을 해 버렸다. 마오쩌둥은 뱀으로 비유되는 지식인들을 동굴로부터 끌어내기 위해 백화제방과 백가쟁명이라는 미끼를 던졌던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깨닫게 하는 고사가 아닐 수 없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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