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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바보는?정헌주관장(광양시중마장애인복지관)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2.08.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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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외동 아들을 둔 노부부가 있었다. 아들이 어찌나 미련하고 바보스러운지 일을 제대로 시킬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서 장에 좀 갔다 오너라.” 
아침을 먹은 뒤에 아버지는 아들을 찾았다. 그런데 아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오가 넘어서야 아들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대문을 들어섰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다녀왔느냐?” 
“아버지께서 장에 갔다 오라고 해서 장에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도 기가 막혀 우두커니 섰다가 대들보에 걸려있던 지팡이를 아들에게 주면서 “아들아!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한 바보를 만나거든 이것을 주어라.”고 했다. 그래서 그날부터 바보인 아들은 매일 지팡이를 들고 바보를 찾아다녔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자기보다도 더한 바보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나무를 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가 울고 있었다. 
“어머니, 왜 우십니까?”
“네 아버지가 다 죽게 되었다.” 
아들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아버지의 머리맡에 가서 물었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응, 이제 저세상으로 가려고 그런 것 같다.” 
“아버지, 저세상이 어딘데요?” 
“모르겠다. 가 봐야 알겠다.” 
“그러면 며칠이나 걸리고 노자는 몇 푼이나 드나요?” 
“글쎄, 그것도 잘 모르겠다.” 
“지금 가시면 언제쯤 돌아오세요?” 
“모르겠다.” 
아들은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더니 잠시 후에 지팡이를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누워계시는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 이거 받으세요.”라고 했다.
“그게 뭐냐?”
“지팡이요. 이제야 저보다 더한 바보를 만난 것 같아서요.”
아들은 지팡이를 돌아가시는 아버지 머리맡에 놓아두었다. 

이 이야기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에게 예의 없는 언행이지만 우리들로 하여금 생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면서 정말로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곱씹게 한다.

진짜 바보는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자신이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고, 그 가는 곳은 어디이며, 또한 생을 마치고 가는 곳이 저세상이라고 하는데 그 가는 곳에 드는 비용은 과연 몇 푼이나 들며, 가면 언제나 돌아오는지를 모르지만, 바보라는 아들은 이미 죽음뿐만 아니라 생사의 원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불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대종경에서 “수도인이 구하는 바는, 마음을 알아서 마음의 자유를 얻자는 것이며, 생사의 원리를 알아서 생사를 초월하자는 것이며, 죄복의 이치를 알아서 죄복을 임의로 하자는 것이니라.”(요훈품 2장)고 하였다.

우리가 한 생을 살면서 의식주 해결과 물욕을 채우며 편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위에서 밝힌 마음과 생사의 원리, 죄복의 이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다. 이 셋 중에 하나라도 관심을 갖고 열심히 알고 살아간다면 지팡이를 받는 바보는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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