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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길었던 1박 2일...지금은 참고 배려해야 할 때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09.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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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기자

한창 놀고 싶은 혈기 왕성한 나이 스물 두 살, 아들은 지금 대학교 4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2학기 등록도 마쳤고 개강을 했지만 학교에는 가지 않는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기숙사에서 쓸 필요한 물품들을 바리바리 챙겨서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되고, 엄마가 해주는 밥 맛있게 먹고 집에 있으니 편하고 좋기는 하지만 왠지 지금 이런 상황은 ‘학생도 아니고 백수도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비싼 등록금을 내는 사립대학교이든, 부담이 적은 등록금을 내는 국립대학교이든 전국의 모든 대학교는 이제 유사 ‘사이버대학’이 되고 만 것이다.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학생들도 부모들도 그런 이상한 현상과 마주한 지 벌써 2년째다. 
어쨌든 비대면 온라인 수업과 무료한 여름방학을 보낸 아들은 군대 간 친구가 휴가를 나와서 ‘뭉치기’로 했다며 최근 서울을 다녀왔다.
모두를 위해 ‘집에 머무르기’와 ‘멈춤’을 해야 하는 휴가철이라 가급적이면 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학생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무료하게 보낸 아들이 안쓰러워서 그냥 용돈만 두둑하게 통장에 넣어주었다.    
아들을 역에 내려주면서 ‘마스크 잘 쓰고 다니고, 사람 많은 데 가지 말고, QR체크인 잘하고, 손 소독 잘하고...’ 등등 신신당부를 했고, 아들은 걱정어린 당부에서 반복되는 잔소리로 변한 엄마의 걱정에 ‘알았어~’ 하며 약간 짜증이 섞인 말을 남기고 플랫폼을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아들은 3박 4일을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고 별 탈이 없는 듯 했다. 그러다 이틀째 되던 날 오후, 아들의 침대 맡에서 종합감기약과 체온계를 발견했다. 순간 머리가 쭈뼛 해졌다. “감기약 먹었어? 너 지금 열나?” 혼비백산, 다른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급히 마스크를 찾아 쓰고 체온계를 아들에게 주며 다시 체크해보라고 했다.
38.4도, 고열이었다. 새벽엔 오한도 들었다고 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다른 생각은 할 수 조차 없었다. 누워있는 아들에게 어서 일어나서 검사를 받으러 가자고 했다. 그날따라 하필이면 낮에 맥주를 한 모금 한 상태였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선별진료소까지 태워다 줄 수 밖에 없었다. 알코올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들이 외출 준비를 하는 동안 양치질을 심하다 싶게 거칠게 하고 달달한 믹스커피를 두 잔을 타서 마시고 박하사탕 두 개를 까서 먹고 또 껌을 씹었다.
집에서 보건소 선별진료소까지는 15분정도가 걸렸다. 퇴근시간이 임박해서 인지 한산하던 도로에 차량들이 몰리고 있었다. 
선별진료소 주차장에 아들을 내려주고 차안에서 기다렸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꽤 길었다. 아들은 20여분만에 검사를 끝내고 왔다.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 방, 거실, 베란다 여기저기를 소독하고 손 소독제를 가족들의 눈에 더 잘 띄는 곳에 다시 두었다.
식사도 방으로 챙겨다 주고, 노트를 펴서 아들의 3박 4일간의 동선과 아들과 접촉한 나 그리고 가족들의 동선을 기억을 되살려 꼬박꼬박 정리했다. 체크일지를 만들어 30분마다 아들과 가족들의 체온도 체크했다.
해열제를 먹였지만 아들의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두어 번 더 해열제를 먹이자 조금씩 정상체온으로 돌아왔다. 
휴~... 한숨을 돌리자 이내 내일 일정이 떠올랐다. 검사결과는 다음 날 아침에 나온다고 하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더구나 함께 가기로 한 취재가 있어서 내 걱정은 이미 임계점을 넘고 있었다. 아들의 검사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도 컸지만 주변사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나를 짓눌렀다.
새벽까지 아들의 체온을 확인했다. 37.2, 37, 36.8, 36.6...다행히 체온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양성이면 어쩌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아들은? 나는? 사무실과 내가 접촉한 주변 사람들은? .......너무도 많은 걱정과 생각들이 바위가 되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밤이었다. 아들도 나도......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메이저 신문에서 일하는 기자 친구 찬스를 쓰기로 했다. 친구는 알아보겠다며 아들의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잠시 후에 연락이 왔다. 양성이면 개별적으로 연락이 갔을 텐데 안 왔으면 음성이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휴우~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너무 긴 1박 2일이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중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아들과 나만의 일이 아니구나, 내 가족의 일만이 아니구나, 아들과 나와 가족들이 접촉한 많은 사람들, 특히 일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정말로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구나, 의도하지 않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히게 되는 것이구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코로나19’가 정말이지 ‘재앙’으로 느껴졌다.
모두가 백신을 접종해서 항체가 생기고, 또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을 지키는 일은 정말로 ‘멈춤’, ‘방역수칙 철저 준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정말로 너무도 길었던 1박 2일 이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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