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싸움은 역시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마 다들 자신과의 싸움에서 제대로 이겨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고 했겠는가.

양명학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 역시 破山中賊易 破心中賊難(파산중적이 파심중적난)이라고 했다. ‘산속의 도적은 무찌르기 쉬우나, 마음 속의 도적은 무찌르기 어렵다’는 뜻이다. 목민심서를 저술했던 정약용 선생도 공직에 있는 사람은 하루 반을 자기 수양에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음이 흐트러지는 순간 공과 사가 흐려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셈인데, 율기(律己)를 재차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율기는 자기 마음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그런 뜻에서 율기는 수기치인과 맥이 닿아 있다 하겠다.

이 고사는 너무 흔하고 식상해서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성공의 승패가 여기에 달렸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권력 있고 돈 있는 사람이 패가망신하게 되는 것도 바로 수기치인의 부족 때문이다. 자고로 집안을 단속하지 않으면 도적이 끓는 법이고, 마음을 단속하지 않으면 기가 흩어져 일을 그르치게 되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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