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순천시가 무인궤도열차 '스카이큐브 문제로 상당히 시끄럽다. 스카이큐브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운행하고 있는 데 워낙 적자 폭이 커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문제의 발단은 스카이큐브 운영이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자 순천시에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 그러자 순천시장이 기자회견까지 열고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스카이큐브 운영사인 에코트랜스사가 지난달 순천시에 운영 협약 해지를 통보해 사실상 이 문제는 법원에서 해결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들어난 외형을 살짝 벗겨 보면 단순하게 운영사측만의 문제라고 보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순천시는  에코트랜스가 포스코 자회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한다면 출자계열사일 뿐, 자회사는 아니다. 

이 문제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지만, 그동안 수천억(1367억)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음을 뻔히 알고 있었던 순천시도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세상에 어느 회사가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 회사를 운영하려고 하겠는가. 에코트랜스측의 주장에 의하면  무인궤도열차를 운행함과 동시에 순천만 주차장을 폐쇄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물론 양측의 주장을 동시에 들어봐야 하겠지만, 모든 것을 기업에만 떠넘기려고 하는 순천시도 문제가 많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어쩌면 사전에 이런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텐데도, 마치 에코트랜스가 포스코에서 운영하는 자회사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을 수 있다. 

에코트랜스는 2011년 순천시와 스카이큐브 운영 협약을 하고 30년간 운행한 뒤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2014년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이에 에코트랜스는 610억원을 투입, 궤도 설비 4.62km와 정류장 2곳, 스카이큐브 차량 40대, 운영 관리동 등을 조성해 운영해 왔지만 손익분기점인 연 80만명 이용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반복되면서 누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던 것이다.

에코트랜스 측은 협약 초기에 연간 1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용객이 줄면서 5년간 쌓인 적자만 2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매출액은 겨우 19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에코트랜스는 순천시가 2011년 맺은 협약을 이행하지 않아 운영 중단의 책임이 있다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5년간 투자비용 분담금(67억원)과 미래에 발생할 보상 수익(1천300억원) 등 모두 1천367억원을 보상하라는 것. 그러자 순천시는 적자의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에코트랜스와 순천시가 맺은 협약서에는 스카이큐브 이용 활성화를 위해 순천만 습지 주차장을 없애고, 이용료를 입장료에 포함해 통합 발권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또한 적자가 발생하면 순천시가 투자이용부담금을 지원해주게 돼 있다.

사실  에코트랜스는 적자 누적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1년전부터 순천시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할 의사를 밝혔지만, 순천시는 이를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순천만의 교통수단을 스카이큐브로 단일화하는 등 협약 내용을 순천시가 지켰다면 그나마 이런 사태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순천시와 에코트랜스는 분쟁 발생 시 중재로 해결하기로 협약한 만큼 순천시도 지나치게 언론 플레이를 할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책임을 지겠다는 성숙한 자세와 중재판정을 기다리는 게 옳은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자체는 이렇게 큰 사업을 할 때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문제가 발생할 시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확실한 매뉴얼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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