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편집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우리 뇌는 기억을 수시로 편집하면서 저장할 것은 저장하고 망각할 것은 제 빨리 지우는데, 해마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을  분리수거 한다는 것.

그래서 필요 없는 것은 삭제하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것은 대뇌피질로 보낸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몸은 생각보다 정교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해를 돌아보는 이 시간, 우리 기억은 또 한해의 사건을 빠르게 편집하는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다만 다소 불편해도 망각해선 안 되는 것들은 반드시 기억 속에 저장할 필요가 있겠다.

토끼 꼬리만큼 남은 연말에도 사회적 약자들이 여기저기서 울부짖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비록 그들과 함께 울지는 못한다고 해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두는 게 공동체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써의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아무쪼록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리움이요, 지나갈 것은 모두 사랑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