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심란할 때 나는 혼자서 무조건 걷는다. 글이 써지지 않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 효과가 탁월하다. 솔직히 내가 사는 창덕 아파트(용강리)에서 중마동 사무실까지(12킬로 정도?)도 걷고 싶은데, 길이 위험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는 늘 비례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아니, 자전거 도로만이라도 서로 연결 되어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환경문제는 당연하거니와 여러 가지 경제적인 파급효과만 해도 수십억에 달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는 서로 비례하는 법인데도 어떻게 된 것인지 물리적인 거리를 좁히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내게 작은 기쁨을 주는 공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마동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공원이 그렇다. 이곳을 잘 가꿔 놓은 덕분에 수시로 산책을 나가게 된다. 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음속에 도사리던 근심도 어느새 증발되고 마는 것을 느낀다. 이제 걷기가 얼마나 몸에 유익한지는  모두가 다 알고 있으며, 전문가가 되고도 남을 지식들을 쌓았을 것이다. 이러한 걷기는 단순히 몸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사람을 좀 더 밝고 건강한 자아를 가지게 만들어 준다.

걸을 때 생각하는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물론, 얽히고설킨 생각들이 제 자리를 잡아가게 되는 것이다. 다 알다시피 현대인들의 뇌와 마음은 너무 지쳐있다. 온갖 정보들이 무방비로 침투해 들어오는 바람에 뇌는 항상 뽕맞은 것처럼 몽롱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런 뇌를 잠시 時게 해 줄 때 창조적 인간으로 다시 회복되는 것이다. 만약 몸이 찌뿌둥하고 머리회전이 잘 되지 않는다면, 당장 걸어야한다는 몸의 신호다. 이런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사람을 우리는 건강한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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